[DJ 北송금 해명]한나라 강경…盧측-민주 "정치적 매듭을"

  • 입력 2003년 2월 14일 19시 00분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이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송금 관련 담화 발표 직후 가진 긴급기자회견에서 특검제 관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이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 송금 관련 담화 발표 직후 가진 긴급기자회견에서 특검제 관철 의지를 밝히고 있다. -서영수기자
여야는 대북 비밀송금 사건에 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직접 해명에 대해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과 자민련은 김 대통령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상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진상규명과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당론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의 ‘선처’ 호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엇갈린 반응=한나라당은 실망감을 나타내며 특검 관철 의지를 거듭 다짐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들, 즉 남북 정상회담의 대가 여부, 전체 대북 송금액, 국정원의 편의제공 및 대북 송금 루트, 대출 외압 여부 등 어느 것 하나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번 사건은 실정법 10여개를 어긴 명백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우선 특검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는 “국민에게 솔직히 사과할 줄 알았는데 내용이 아무 것도 없고, 현대를 옹호하는 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김 대통령의 사과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남북관계와 국익을 위해 법적 책임 추궁을 수용할 수 없다는 대통령의 입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측과 민주당은 DJ가 육성 고백을 했으므로 이 선에서 매듭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 내정자는 ‘DJ 해명에 만족하느냐’는 물음에 “이 정도로 일련의 사태가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국자의 국회 상임위 증언 청취 선에서 정치적 타결을 모색해야 한다는 당론을 재확인했다.

▽정국 전망=한나라당이 특검 도입을 강행키로 함에 따라 향후 정국은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날 오전 열린 여야 총무회담도 현격한 입장차이만 재확인한 채 결렬됐다.

한나라당은 17일 본회의에서 특검법 처리를 시도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25일 고건(高建)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준에 앞서 반드시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특검 정국’을 이끌어 낸 뒤 새 정부 출범 후 휘몰아칠지도 모르는 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에 맞서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이다.

자민련도 “특검제나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하며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한나라당과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노 당선자측과 민주당은 국민 여론의 향배에 명운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이날 ‘관련자들의 국회 증언과 대통령의 대국민 해명을 직접 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67.5%에 달한 반면 ‘특검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은 21.2%에 불과했다는 당 자체 전화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도 이 같은 홍보전의 일환이다.

한나라당 주장 DJ담화 12대 의혹
15억달러 송금과정에 대한 설명 없어
25억달러외 추가 송금 의혹에 대한 설명 없어
3실정법 검토 못했다는 설명 이해 안돼
4민간기업 거래에 정부가 불법대출을 해준 진짜 이유는
54·13 총선 직전 정상회담을 서둘러 발표한 배경은
6정상회담 성사 하루 전에 송금을 끝낸 배경은
7부득이한 송금이었다 해도 사후에까지 국민을 속인

이유는

8산업은행에 4000억원 대출 압력을 넣었는지에 대한

설명 없어

9특검을 바라는 야당과 다수 국민은 남북간 긴장을

바라는 세력이란 말인지

10진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서 ‘국민의 선택’을

앞세우는 이유는

11북한 인권과 주민 생활 수준은 악화하는데도

자금사용처를 파악하지 않은 이유는

12노무현 당선자에게 언제 어떤 식으로 보고 했는지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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