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성과없이 끝나

  • 입력 2003년 2월 14일 19시 07분


북한 핵문제에 막혀 4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가 아무 합의를 얻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남북 대표단은 11∼14일 나흘간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12차례 협의를 가졌으나 합의문을 작성하는 데 실패했다. 남북 경추위가 합의문을 작성하지 못한 것은 2001년부터 열린 4차례 회의 가운데 이번이 처음이다. 북측 대표들은 13일 오후부터 14일 새벽까지 진행된 마라톤협상이 결렬되자 14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갔다.

양측은 합의문 대신 특별한 내용이 들어 있지 않은 공동보도문만 발표하고 5차 회의를 4월 중 평양에서 갖기로 했다.이번 회의의 주요 안건은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 시기 △개성공단 착공 시기 △임진강 수해방지사업 등이었다. 그러나 남북 대표단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내용은 북핵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은 북핵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북한 대표단이 핵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다룰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해 회의가 난항을 겪었다.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 문제는 남측이 경의선을 먼저 착공하자고 제의한 반면 북측은 동시 착공 입장을 고수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적당한 시기’에 공사를 시작한다는 선에서 매듭지어졌다.

개성공단 착공 문제도 적절한 준비를 거쳐 사업자간 합의에 따른다는 원론만 확인했다.임진강 수해방지사업은 가능하다면 우기(雨期) 전에 홍수예보시설을 설치한다는 선에서 의견조율을 끝냈다.

투자보장 등 이미 합의한 4개 경협합의서도 빠른 시일 내에 발효시키자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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