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서는 현대가 신규자금으로 자금난을 해결하는 것 외에 일부를 북한에 보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대북 송금이 확인된 돈은 현대상선에 대한 대출금 가운데 2235억원(2억달러)뿐이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2000년 5∼6월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은 현대상선에 5400억원, 현대건설에 3500억원을 신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상선은 일시적인 자금난 해소를 명목으로 산업은행과 외환은행에서 각각 4900억원, 500억원을 일시당좌대출 형태로 지원받았다.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외환 조흥 우리 국민 등 4개 은행이 2000년 5월 23∼27일 당좌대출 한도를 500억원씩 증액하는 형태로 2000억원을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6월 26일 현대건설의 회사채 1500억원을 매입하는 형태로 자금을 빌려줬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정부와 주채권은행(외환은행)이 현대가 부도 위기에 있다며 거센 압력을 가해 울며 겨자 먹기로 지원에 동참했으나 현대건설과 상선이 5월 26일 현대아산에 각각 277억원, 560억원을 출자한 사실을 알고 배신감을 느꼈다”며 “두 기업이 정말 자금난에 시달렸다면 정상적으로 현대아산에 출자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현대 계열사들은 운영자금 시설자금 어음결제 등의 명목으로 돈을 빌려갔다”며 “현대상선뿐만 아니라 국내외 계열사간의 복잡한 거래와 돈세탁을 통해 은행 지원금이 추가로 북한에 넘어갔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편 2000년 5월부터 작년 말까지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석유화학 등에 지원된 은행권의 신규자금은 모두 4조9300억원에 이른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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