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이날 오후 4시50분경 금강산 육로 시범관광을 마치고 돌아와 남측 출입국연락관리사무소(CIQ)를 빠져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후 6시 강원 고성군 금강산콘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5억달러를 제공한 배경과 자금 조달 경위 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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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배석한 임동원(林東源) 대통령외교안보통일 특보는 “현대측이 대북 사업 독점 대가로 5억달러를 지불키로 약속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은 14일 “북측에 전달된 5억달러는 7대 사업을 확보하기 위한 대가였다”며 “사업권에 대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확인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날 밤 금강산 해금강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업계획서에 합의할 때 북한은 (북한에) 어떤 돈(자본)이 들어오더라도 (사업권은) 현대에 맡기겠다고 했다”며 “5억달러는 확보한 사업권 성격에 비하면 돈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어 “일본이 먼저 금강산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북측과 접촉을 벌였으나 ‘금강산을 일본에 빼앗길 수 없다’는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지시로 사업권을 서둘러 확보했다”며 “일본 투자자들이 현대가 북한과 맺은 사업내용을 다 안다면 북한에 투자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송금액수가 5억달러가 맞느냐”는 질문에 “돌아가서 계산해 봐야 알겠다. 현대아산이 무슨 돈이 있었겠느냐”고 반문해 비밀송금 자금조성이 그룹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김 사장은 남북정상회담 대가설에 대해 “현대와 정부가 정상회담을 돈주고 성사시켰다면 북측의 체면이 뭐가 되겠는가”라고 부인하면서도 “남북정상의 만남이 우리 사업의 보장이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사장은 다음달로 예정된 평양체육관 준공식 때 대규모 방문단을 평양에 데려갈 것이며 남녀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경기를 평양체육관에서 여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금강산=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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