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조각 인선이 본격화되면서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 윤영관(尹永寬·52) 서울대 교수, 노 당선자 방미특사단 멤버였던 문정인(文正仁·52) 연세대 교수, 경희대 교수 출신인 나종일(羅鍾一·63) 주영국대사 등 전현직 교수 3명의 역할이 어떻게 정리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 사람의 전공은 똑같이 국제정치학이다.
노 당선자측 관계자는 “세 사람 모두 새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며 “노 당선자가 이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 같다”고 말했다.
3인 모두 후보로 거론되는 자리는 신설된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
윤 교수는 노 당선자의 대선 공약 수립과 정부 인수 과정 모두에 참여했다는 점이, 문 교수는 북한과 미국을 모두 잘 아는 전문가라는 게 각각 강점이다. 나 대사는 현 정부에서 이미 요직을 지내 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인수위 관계자들은 윤 교수에게 노 당선자의 힘이 실리기를 바라는 분위기이지만, 연장자인 나 대사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고 그 아래 외교보좌관(차관급)에 윤 교수나 문 교수 중 한 명을 기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교수 출신이 청와대 외교 라인을 모두 장악하는 데 대해선 정관계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문 교수와 나 대사는 국가정보원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문 교수는 중앙정보부(옛 국정원)에서 군 생활을 해 국정원내 인맥이 넓고 ‘국가정보연구회’를 만들어 국정원 개혁 문제를 집중 연구한 적도 있다.
반면 나 대사는 현 정부에서 국정원 1차장(해외 및 대북 담당)을 1년4개월, 임동원(林東源) 국정원장의 외교특보를 1년간 지냈다.
세 사람 가운데 노 당선자와의 인연이 가장 오래된 사람은 나 대사. 노 당선자가 98년 삼성자동차 매각 문제 때문에 당시 국정원 1차장이던 나 대사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 인연을 맺은 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교수는 서울대 교수로서는 드물게 대선 기간 내내 노 당선자의 개인적 외교자문역을 맡았다. 문 교수는 정책자문단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여러 차례 노 당선자와 장시간 독대하며 북한 핵문제 등에 대해 조언했다는 후문이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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