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장관說 술렁

  • 입력 2003년 2월 24일 19시 06분


판사 출신의 강금실(康錦實·46·여·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가 법무부장관에 기용되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혀가면서 법조계가 술렁이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는 서열을 중시하는 검찰 관행을 무시한 것”으로 “법무부장관이 검찰을 제대로 장악하고 이끌어갈지 걱정된다”는 반응이 많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은 “강 변호사 기용은 검찰 개혁과 정치적 중립을 담보하기 위한 인사”라며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강 변호사의 장관 기용이 확실해진 24일 검찰 간부들은 “사시 23회인 강 변호사가 장관으로 오는 것이 정말이냐”고 서로 묻는 등 촉각을 세웠다.

법무부의 한 간부는 “오늘 발표된 대검의 개혁방안에서도 알 수 있듯 검찰이 대통령직인수위의 개혁안을 거의 다 수용한 것 아니냐”며 “이런 마당에 검찰을 잘 모르는 인사를 법무부장관으로 앉혀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지검의 한 검사도 “서울지검 부장급 기수의 강 변호사가 장관으로 온다는 소식에 젊은 검사들까지도 기류가 좋지 않다”며 “자칫 잘못하면 장관 혼자만 나서서 검찰 개혁을 외치다 ‘왕따’ 당하는 사태가 야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민변 등 재야 법조계는 강 변호사의 개혁성과 상징성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민변은 강 변호사가 93년 ‘제3차 사법파동’ 당시 ‘평판사회의’ 설립을 주도했고 5공 시절엔 집시법 위반 혐의로 즉심에 넘겨진 대학생들을 줄줄이 석방하는 등 그의 개혁성을 높게 평가한다. 또 최초의 여성 법무법인 대표에 첫 여성 민변 부회장인 강 변호사가 장관에 임명될 경우 건국이후 첫 여성 법무부장관이 된다는 점에서 상징성도 있다는 것. 강 변호사는 변호사 28명을 포함해 60명이 넘는 법무법인의 대표로 4년째 조직을 이끌 만큼 장악력도 있다는 평.

최근엔 검찰 내부에서도 ‘대세라면 따라야 한다’는 차원에서 강 변호사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는 사람이 다소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내부는 노장청(老壯靑)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부정적 평가가 대략 ‘8 대 2’의 비율로 압도적으로 높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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