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김대중으로 돌아왔습니다"…DJ, 동교동 사저로

  • 입력 2003년 2월 24일 19시 08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4일 오후 5시 청와대를 떠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에 도착함으로써 5년 임기를 마감하고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갔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 앞에서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안주섭(安周燮) 경호실장을 비롯한 비서실과 경호실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승용차에 탑승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오전 10시15분 김석수(金碩洙)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박 비서실장 및 대통령수석비서관들과 함께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김 대통령은 청와대로 돌아와 오전 11시 본관 세종실에서 국무위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위대한 국민에의 헌사’라는 제목의 퇴임사를 발표한 뒤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김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후회스러운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나, 국민 여러분과 저의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해 국운 융성의 큰 기틀을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햇볕정책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했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남북화해협력과 더불어 한미 안보동맹이 계속돼야 한다. 우리가 조선시대 말기와 같은 불행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주한미군은 통일 이후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험난한 정치 생활 속에서 저로 인해 상처입고 마음 아파했던 분들에 대해 충심으로 화해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후 5시20분경 동교동 사저 앞에 도착해 기다리던 주민 100여명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김 대통령 내외가 리무진에서 내리자 주민들은 ‘김대중 대통령’을 연호하며 반겼다.

김 대통령은 마중 나온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 추미애(秋美愛) 김상현(金相賢) 의원 등과 가볍게 악수를 나눴다.

김 대통령은 호위하는 경호원과 폴리스 라인에서 경비하는 경찰들 너머로 주민들이 전달한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김 대통령은 꽃다발을 들고 주민들에게 가벼운 손인사를 하며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 사저로 조용히 들어섰다.

행사를 준비한 동교동 주민자치위원회 신태봉(申泰奉·67·책대여점 운영) 위원장은 “인권을 위해 애쓰고 외환위기를 극복했을 뿐 아니라 성공적으로 햇볕정책을 수행한 김 대통령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동교동으로 돌아오시는 것을 대대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날 사저 주변에는 ‘그동안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등의 환영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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