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새 정부가 첫 내각 인선을 ‘개혁 장관-안정 차관’의 조합으로 짠다는 원칙을 결정함에 따라 개혁성향이 뚜렷한 파격적인 인사들이 대거 각료에 기용될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측은 23일부터 고건(高建) 총리후보자에게 2, 3배수로 압축된 장관 후보자 명단을 넘겨 직간적접인 인선협의를 하고 있다.
▽경제부처 안정과 개혁 조화=경제팀의 경우 관료 출신 인사들을 기용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안정감에 무게가 두어질 전망이다. 경제부총리에는 김진표(金振杓)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과 장승우(張丞玗) 기획예산처 장관이 경합을 벌였으나 김 부위원장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이 경우 장 장관은 차관급 2명을 두면서 위상이 높아지는 국무조정실장 쪽으로 교통정리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기획예산처는 박봉흠(朴奉欽) 차관이 승진하는 것으로 굳혀졌다. 산업자원부 장관에는 산자부 차관 출신의 오영교(吳盈敎) KOTRA 사장이, 건설교통부 장관에는 김명자(金明子) 환경부 장관의 기용이 유력하다.
정보통신부 장관에는 김홍기(金弘基) 전 삼성 SDS사장, 이주헌(李疇憲) 한국외국어대 경영정보대학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장의 경우 김대환(金大煥·인하대 교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와 김병일(金炳日·전 공정위 부위원장) 김&장 법률 사무소 고문이, 금감위원장은 유지창(柳志昌) 부위원장과 윤진식(尹鎭植) 재경부 차관이 경합하고 있다.
▽사회부처와 외교 통일은 개혁 색채 뚜렷=사회부처와 외교 통일 분야 장관에는 파격적인 발탁 인사가 예상된다. 교육부총리에는 전성은(全聖恩) 샛별중학교장과 오명(吳明) 아주대 총장이 경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장관에는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강금실(康錦實·민변 부회장)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외교통상부 장관의 경우 비서실 정무팀과 민주당 쪽에서는 안정감을 내세워 한승주(韓昇洲) 전 외무부 장관을 적극 밀었으나 노 대통령이 외교부의 개혁 등을 주문하면서 윤영관(尹永寬) 서울대 교수를 직접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통일부 장관은 정세현(丁世鉉) 장관의 유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 장관에는 조영길(曺永吉) 전 합참의장이 유력하다.
행정자치부 장관에는 당초 원혜영(元惠榮) 부천시장이 유력했으나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비서관 등이 “경기도에 몇 안 되는 기초단체장을 빼올 수 없다”고 반대론을 제기하면서 김두관(金斗官) 전 남해군수쪽으로 기울었다.
문화관광부 장관에는 영화감독인 이창동(李滄東)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내정 단계에 와 있고,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민주당 비례대표인 김화중(金花中) 의원이 유력하다.
농림부 장관에는 김영진(金泳鎭)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며, 환경부 장관은 민주당 이미경(李美卿) 의원이 내정 단계다. 유력한 환경부 장관 후보였던 문국현(文國現) 유한킴벌리 대표는 “제의가 와도 맡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노동부 장관에는 안영수(安榮秀)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과 이원덕(李源德) 노동연구원장 김대환 인수위 경제2분과 간사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대통령 직속기구로 장관급인 정부혁신추진위원장에는 김병준(金秉準·국민대 교수)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가,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위원장에는 성경륭(成炅隆·한림대 교수)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으로 결정됐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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