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장관물망 민주의원들 허탈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53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27일 발표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조각에서 민주당에서 비례대표 의원 2명만이 입각하는 데 그치자, 자천타천으로 장관 물망에 올랐던 의원들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선기간 내내 노 대통령의 특보단장을 맡아 외교문제를 조언했던 유재건(柳在乾) 의원은 공개적으로 외교통상부 장관직을 희망했으나 좌절되자 “솔직히 아쉽다”고 토로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임채정(林采正) 의원도 당내 신주류와 인수위원들이 통일부 장관으로 강하게 밀었으나 ‘지역구 의원 배제 원칙’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 중진 의원은 “임 의원은 인수위에 참여한 유일한 현역 의원인데, 그조차도 입각시키지 않은 것은 좀 심하다는 느낌이다”고 불평했다.

대통령당선자비서실장과 기획특보를 각각 맡았던 신계륜(申溪輪) 의원과 김한길 전 의원도 청와대나 내각의 요직에 기용될 것이라는 하마평이 무성했으나 결국 ‘설’로 끝났다.

신 의원은 최근 기자들에게 “‘당선자비서실장’이 ‘대통령비서실장’이 되지 못한 경우는 내가 처음일 것”이라며 은근히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화관광부 장관직은 민주당 내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김 전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됐고 국회 문화관광위에서 활약했던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도 눈독을 들였다는 것.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강원용(姜元龍) 목사가 노 대통령측에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선자대변인을 맡았던 이낙연(李洛淵)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을 맡아 계속 도와 달라”는 노 대통령의 요청을 받았으나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환경부와 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이미경(李美卿) 허운나(許雲那) 의원의 경우는 노 대통령이 “내년 총선 준비에 전념해 달라”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물망에 올라 있는 이재정(李在禎) 의원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는 나를 밀고 있는데…”라며 강한 희망을 내비쳤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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