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간담회에는 강만길 상지대 총장, 김지길 목사, 류강하 신부,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박형규 목사,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 송기숙 전남대 명예교수, 이돈명 변호사, 임재경 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조준희 변호사, 청화 스님, 함세웅 신부 등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80년대 부산에서 민주화운동을 할 때에 자신을 이끌었던 ‘사부(師父)’인 송기인 신부도 초청했으나, 개인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무엇보다 전쟁의 가능성을 줄이는데 정책의 최우선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원로들은 대체로 북한의 핵 개발은 어떠한 경우에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대북비밀송금사건 특검제 문제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국민에게 호소하고 야당과 긴밀하게 대화하면서 풀어가라고 조언했다고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은 전했다.
다음은 원로들의 발언 요지.
▽이돈명 변호사=노 대통령은 가히 혁명적인 정치구도랄까 사회개혁이랄까, 이런 일을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정권 출범과 더불어 5년동안 많은 민중세력, 특히 시달리고 버림받아온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펴줄 것으로 확신한다.
▽함세웅 신부=특검제의 위험요소를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국익 차원에서 밝힐 수 있는 한계를 정한 한정적인 특검이 돼야 한다.
▽박형규 목사=정부에서 여야 양측을 설득해야 한다.
▽청화 스님=특검제는 야당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만큼 국회의 뜻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이 입장을 고수할 경우 노 대통령은 국민에게 상생의 정치를 보여주자고 호소해야 한다.
▽류강하 신부=대구 경북의 일반적인 여론은 특검제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의 의견은 ‘특검을 수용하는 게 노무현답다’는 것이다. 편법이 아니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
▽김지길 목사=북한과의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국익을 지켜야 한다.
한편 이날 원로 간담회가 진보적 성향의 원로들 중심으로만 이뤄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으나, 청와대측은 “과거 청와대에서 100여명씩 한꺼번에 원로들을 모시다보니 형식적인 자리가 됐다는 말이 있어 참석인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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