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대로 장관… 마녀사냥 시작됐다”…들끓는 검찰 통신망

  • 입력 2003년 3월 7일 22시 58분


검찰 인사 파동에 대한 검사들의 격앙된 반응은 검찰 내부 통신망에 올라온 글에서도 그대로 배어 나왔다.

검찰 고위 간부들에 대한 파격적인 인사안이 알려진 6일 오후부터 내부 통신망에는 검사들이 울분을 토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특히 청와대의 반발 검사 징계 방침이 알려진 7일 오전에만 50건이 넘는 글들이 게시판에 쏟아졌다.

법무부의 한 검사는 ‘독립된 검찰에서 일하고 싶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깨끗한 법무부보다 때묻은 검찰청으로 돌아가고 싶다. 무인(武人) 집단(검찰)의 위계질서에 문민(법무부)의 더러운 붓칠을 하지 말라”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한 검사는 “청와대의 징계를 검찰 독립의 훈장으로 삼겠다”는 글을 통해 청와대의 징계 방침을 비꼬았다.

이 밖에도 “검찰총장이 사퇴로 대응해야 한다” “검찰 독립성을 해치는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사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글들도 올라왔다.

‘법대로 장관, 멋대로 장관’ ‘마녀사냥 시작됐다’ 등의 글도 올랐다. 검사들은 게시판 글을 통해 “검찰을 장악해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했다.

대검의 한 간부는 “평검사의 발언은 네티즌의 글과 같아 통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장관과 총장이 타협안을 내놓아도 평검사들의 동의를 받아내기 어려울 것 같아 이번 인사 파동에서 평검사들이 또 다른 독립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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