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시험]北, 美압박에 '군사적 맞대응' 경고

  • 입력 2003년 3월 10일 18시 43분


북한이 지난달 24일에 이어 10일 또 다시 지대함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무력 시위’의 의도가 짙게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재발사 배경=북한이 미사일 재발사를 사전 예고했지만 미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우려를 무시하고 이를 강행한 데는 ‘군사적 경고’의 의미가 다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군 당국은 우선 북핵 사태와 관련, 해상 봉쇄나 군사적 조치 등 미국의 대북 제재 시나리오가 가시화할 경우 앉아서 당하지는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달 초부터 실시 중인 한미 연합전시증원훈련(RSOI)과 독수리훈련에 항의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군사적 조치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최근 미국이 B-1, B-52 폭격기 24대를 괌에 배치한 데 이어 칼빈슨 항공모함의 동해 파견 등 한반도 주변 전력을 대폭 강화한 데 따른 맞대응 시위라는 분석도 있다.

군 관계자는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킨 뒤 한미 양국의 반응을 떠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며 “이 같은 맥락에서 이라크전 개전을 전후해 추가적인 군사적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재발사 추적=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직후 국방부는 목표물이 동해상 110㎞ 지점에 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재발사 과정을 면밀히 추적해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한미 정보당국은 1차 발사 이후 미 태평양사령부 소속 한국의 오산,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U2기, WC-135W EP-3 등 고고도 및 장거리 정찰기 등 대북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24시간 감시 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U2기가 고성능 카메라로 촬영하는 영상은 전자 신호로 바뀌어 오산기지 전구항공통제본부(HTACC)를 거쳐 한미연합사 지하벙커(CC SEOUL)의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나타나고 이는 곧바로 한국 합참 지휘통제실로 보내진다.

또 한반도 상공 700∼800㎞에선 미 첩보위성들이 북한지역을 초정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유무선 전화, 팩스, 무선 교신 등 모든 종류의 전파를 포착해 미사일 발사 관련 정보를 수집한다.

▽발사된 미사일은=북한이 이날 발사한 지대함 미사일은 중국제 실크웜(Silkwarm)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1978년 실전 배치된 실크웜은 중국이 구소련의 스틱스(Styx) 지대함 미사일을 개량해 해안 방어용으로 제작한 것. 북한을 비롯해 이집트 파키스탄 이란 이라크 등에서 사용 중이고 유효 사거리는 95∼100㎞이며 탄두 중량은 450㎏이다. 개량형의 최대 사거리는 160㎞로 알려졌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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