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평검사 발언 문제삼지 않겠다"

  • 입력 2003년 3월 10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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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10일 검찰간부 인사를 단행하려 했던 청와대는 전날 밤 김각영(金珏泳)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신임 검찰총장 인선작업에 나서는 등 즉각적인 사태 수습에 나섰다.

특히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은 이날 오전 검찰간부 인사를 일단 11일로 미루기로 한 뒤 부산하게 움직였다.

청와대는 검찰의 내부 반발 움직임을 감안해 10일 단행할 검찰간부 인사안을 당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주문했던 파격적인 ‘기수 파괴’에서 다소 후퇴한 안정적인 구도로 짜놓았다. 그러나 김 검찰총장의 사퇴로 또 다른 인사 요인이 발생하자 하루종일 해당 비서관 회의를 열어 숙의를 거듭했다.

대통령비서실의 핵심관계자는 한때 “김 총장의 사퇴 이후 그동안 검찰에 남겠다고 했던 검찰 고위간부들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면서 “청와대는 이런 상황을 모두 감안해 인선을 해야 하므로 검찰총장 인사와 고위 간부인사를 한꺼번에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후 들어 검찰의 반발 기류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만큼 빨리 인사내용을 발표해 검찰의 분위기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청와대는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신임 검찰총장에 송광수(宋光洙) 대구고검장을 내정하는 등 속전속결에 나섰다. 청와대는 송 고검장이 형사부에서 오래 근무해 비교적 정치적 사건에는 연루되지 않았고 정치권과도 별 교분이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회의에서 노 대통령은 전날 있었던 평검사와의 토론회에 대해 “특수하고 심각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직접 토론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면서 “상상할 수 없는 발언들도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겠다. 여러분도 문제 삼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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