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핵심측근 안희정씨 “구주류 파렴치한 기득권자”

  • 입력 2003년 3월 21일 18시 37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안희정(安熙正·39·사진) 부소장이 당내 구주류를 “파렴치한 기득권자”라고 비난하자 구주류측이 대통령 측근들의 최근 처신을 문제삼으며 반발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안 부소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대북 송금 특검법과 관련해 “노 대통령이 특검법을 수용했다는 이유로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배신했다고 선동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며 동교동계를 정면 공격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호남의 지역민심을 부추기는 정치인에게는 부채의식이 없다. DJ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반발하고 있는 그들은 지역감정의 피해자가 아니라 기득권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얘기가 알려지자 양윤영 홍보국장 등 실·국장 11명은 21일 자체 모임을 가진 뒤 성명을 내고 “정치경험이 일천한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고 사적인 견해를 남발해 당의 민주적 공론과정을 훼손하고 당의 분열을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특검법을 반대한 것은 특정 지역과 특정인을 고려한 것이 결코 아닌데도 계파와 특정 지역을 언급하며 사태를 매도하는 것은 수많은 당원을 모독하고 당의 분열을 부추기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동교동계 이훈평(李訓平) 의원도 기자실에 찾아와 “안 모라는 이름은 들어봤는데 뭐하는 사람이냐”며 “실세는 아침에 이슬을 맞은 나팔꽃과 같다. 이슬만 마르면 나팔꽃은 끝”이라고 일갈했다.

구주류측은 나아가 ‘노 대통령의 젊은 측근들이 재계 인사들과 접촉하고 다닌다’ 등의 소문을 지적하며 “어떻게 처신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벼르는 등 감정싸움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 구주류 인사는 “안 부소장 본인만 해도 최근 차를 바꾸고 이사도 하는 등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 부소장은 이에 대해 “친구들이 차를 사준다고 했으나 소유자가 내가 되면 말이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해 친구 회사 명의로 등록시켜 놓고 쓰고 있다”며 “집은 경기 부천시에 있었는데 너무 멀어 최근 이를 팔고 8000만원의 은행대출을 받아 고양시 일산에 아파트를 마련한 것을 두고 음해하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한편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대통령 측근의 비리 소문과 관련해 21일 “확인 결과 현재까지 사실로 드러난 것은 없다”면서 “현재까지의 소문은 개혁세력에 악의를 갖고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아직 조사 중인 것이 있고, 발표할 만한 내용이나 시기가 되면 발표할 것이다”고 말해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첩보가 있음을 시사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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