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전날 송 대변인이 “(대북 정보감시태세를 가리키는) 워치콘(Watch Condition)의 등급을 올렸다”고 잘못 발표하는 바람에 불거졌던 소동을 문제삼았다.
김 총장은 “이번 사안은 ‘국가의 입’인 송 대변인이 평소 국정방향과 주요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몰라요’를 연발한 것의 연장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의 오보는 언론의 오보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파장과 충격이 엄청나다”며 “청와대가 오보의 진원지가 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송 대변인은 ‘워치콘 해프닝’ 이외에도 안보문제를 놓고 나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과 ‘다른 말’을 하는 바람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나 보좌관은 19일 이례적으로 “오늘 대변인 인신공격을 좀 해도 될까요”라며 당일 오전 송 대변인이 “이라크전쟁 분위기와는 달리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의 발사실험을 할 계획이 없다고 일본 정보기관은 파악하고 있다”고 공개한 것을 놓고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을 왜 굳이 발표하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웃했다.
이라크전이 시작된 20일 오전 송 대변인은 “북한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브리핑했지만, 그날 오후 나 보좌관은 “누가 그래요? 난 그런 보고 한 적 없는데…”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사안은 두 사람 가운데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실무책임자와 ‘청와대의 입’이 서로 달리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송 대변인의 ‘실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보좌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대통령의 말 속에 담긴 속뜻과 기류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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