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육군3사관학교 제38기 졸업 및 임관식 격려사에서 “이라크 사태와 북핵 문제는 그 성격이 분명히 다르다”며 파병 결정 배경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이 대목은 이날 오전 노 대통령의 지시로 연설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도 이날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미국과의 협력 관계 속에서 추진해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고, 따라서 비전투병력의 이라크전 파병은 대단히 현실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은 ‘반전은 정당하고 파병은 타당하다’는 제목의 네티즌의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과 김희상(金熙相) 대통령국방보좌관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파병의 효과와 의미를 설명했다.
나 보좌관은 “눈치 보면서 (파병)하면 할 것은 다하고, 실속은 못 챙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보좌관은 “(이라크전쟁에 파견되는) 공병대와 의무대는 넓게 보면 모두 인도적인 부대이다. 이를 두고 전투부대를 보내는 것처럼 오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전쟁은 부도덕한 전쟁’이란 주장에 대해 “과거의 기준으로 보면 그럴 수 있다”면서도 “골목이 좀 조용해지려면 튼튼하고 강한 골목대장이 나서서 해주는 게 좋다. 그게 패권안정론이다. 우리가 좀 폭넓게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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