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핵심 관계자는 “해외 정보망을 총가동해 시베리아 가스관이 서울까지 오는 데 따른 각종 비용과 방안을 아주 구체적으로 마련했다”며 “가스관이 중국을 거쳐 서해로 오는 방안과 북한을 관통해 오는 방안의 장단점 비교까지 모두 청와대에 보고가 끝난 상태다”고 전했다.
3차장 산하의 대북 파트가 맡아왔던 남북대화 관련 기능도 줄어들 전망이다. 새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위상과 기능이 크게 강화됨으로써 NSC가 대북관계 전담기구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국정원장의 대통령 독대 보고가 사라지면서 국정원의 대북 및 해외 주요 보고는 NSC를 거쳐 대통령에게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원에 대한 국회의 감시 견제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보위의 예산통제권을 강화하고, 그 대신 정보위 소속 의원의 국가기밀 유출을 엄격히 제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 내부에서는 “고 후보자가 개혁 성향이라는 것 말고는 국정원 조직의 책임자로서 갖춰야할 해외 및 대북 분야의 전문성은 취약하다. 국정원 개혁의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재 경기 안양시에 있는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고 후보자는 1986년 부천서 성고문사건 변론을 맡는 등 인권변호사로 활약해 왔다.
재야 인권변호사 1세대인 고 조영래(趙英來) 변호사, 빈민운동의 대부인 고 제정구(諸廷坵) 의원 등과 함께 활동해왔고, 노 대통령과는 ‘꼬마 민주당’과 민변 활동을 함께 한 인연이 있다.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비서관과도 가까운 사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 과천시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자택에 대해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보좌관은 “70년대에 14명이 공동으로 건축한 집으로 고 후보자는 87년에 그 집을 사서 살고 있는 데다 호화주택도 아닌 만큼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 국정원장 후보자 약력 ▼
△강원 정선(65) △국립 체신고, 건국대 법학과 △고시 사법과 12회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11대 국회의원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한국인권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초대 회장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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