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첫 외무장관회담]'2+4 협의체' 집중 논의

  • 입력 2003년 3월 28일 18시 53분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29일 오전 1시45분(한국 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 후 첫 양국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조기 해결 방안 및 한미동맹 재조정 문제 등을 집중 협의했다.

윤 장관은 회담개최 직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복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다자대화에 들어가기 전에 (북한 핵문제의) 현상 동결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재처리 시설 재가동 등 추가 조치를 막기 위해 조건부로 에너지를 지원하는 방안 등이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에너지난을 이유로 핵시설 재가동 움직임을 보여온 만큼 북한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의도인 셈이다.

이 같은 정부의 구상은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한 미국의 태도변화 움직임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은 ‘선(先) 핵 폐기, 후(後) 대화’→‘선 핵폐기 의사, 후 대화’→‘북 핵동결, 대화재개’로 유연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다자대화 구상도 이런 변화 흐름의 일환이었다.

한미 양국은 이미 실무적으로는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조율해왔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다자회담의 한 형식으로 남북 및 미 일 중 러 등 주변 4강이 참여하는 ‘2+4’ 협의체를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한미동맹 강화 방안과 5월로 예상되는 노 대통령의 방미 및 한미 정상회담 준비상황도 논의했다.

윤 장관은 외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 콘돌리자 라이스 미 백악관 안보보좌관, 딕 체니 부통령, 제임스 릴리 전 주한대사 등을 만나 이라크전쟁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지 입장을 설명하는 등 양국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윤 장관은 이어 29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면담한 뒤 다음 목적지인 도쿄(東京)로 출발한다.

한편 송경희(宋敬熙)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윤 장관의 방미활동과 관련, “미국 정부가 북한이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개발 폐기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과감한 접근을 통해서 북한과 실질적인 관계개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고해 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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