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1일 수시로 전화접촉을 갖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2일 국회 국정연설 이후 파병동의안을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처리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국회 국정연설이 끝난 직후 본회의에서 파병안을 처리하지고 주장한 반면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과 대국민 설득정도, 이후 국민여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3, 4일 처리를 고수하고 있다.
국회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처리시점은 3, 4일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처리까지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한나라당이 파병안 처리 '선결조건'으로 내건 노 대통령의 충분한 대국민 설득과 민주당 내부의 파병에 대한 의견 조율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규택 총무는 "우리는 대통령의 파병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담긴 국정연설을 들은 뒤 의원총회를 열어 찬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후 국민여론을 참작해야하는 만큼 본회의 처리까지는 최소 하루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조속한 파병안 국회 처리를 위해 파병 반대파 의원들의 설득작업에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전날 유인태(柳寅泰) 정무수석비서관 등으로부터 파병 반대 의원들의 명단을 건네받고 전화로 직접 이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도 이날 이례적으로 파병 동의안 처리를 촉구하는 개인 성명을 내고 수석 비서관들과 함께 하루종일 파병 반대 의원들을 설득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2일 대통령 국정 연설 이후 본회의 처리' 방침을 재확인하며 당론 통일에 진력했다.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미동맹의 강화 등을 위해 파병은 불가피하다"며 "현재까지 이라크 전에 공식 지지를 표명한 나라는 48개국에 이른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또 "처음에는 수정된 파병 동의안을 주장했던 의원들을 찬성파로 감안해도 반대파가 많았으나, 지금은 6대 4정도로 찬성이 많다"고 말했다.
당내 중진들도 파병 동의안 처리를 위한 분위기 잡기에 나섰다. 김상현(金相賢) 고문은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추진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자청, "찬성 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하겠다는 것은 횡포"라며 "파병 반대파 중 '낙선이 두려워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자존심 상한다'며 찬성으로 돌아선 의원도 2명이나 봤다"고 주장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