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설 의원은 지난달 27일 법정에서 “과거에도 제보를 해줘 발표한 적이 있고, 그때마다 거의 100% 사실이었다”고 진술해 권력기관의 지원 의혹이 커지고 있다.
▽폭로사건과 정황〓민주당측의 잇따른 폭로내용 중에는 나중에 사실로 드러난 내용이 적지 않아 정보수집능력을 갖춘 기관이나 고위인사의 개입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3월에 터진 ‘호화빌라 게이트’. 설 의원은 당시 “이 총재가 서울 종로구 가회동 105평짜리 고급빌라 두 채를 월세로 얻어 장남 부부와 함께 살고 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폭로했는데, 이는 대체로고, 이후 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이재정(李在禎) 의원도 “가회동 빌라는 한인옥씨가 15억원에 직접 구입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 가운데 한 여사의 빌라 구입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체 골격은 사실로 확인됐다.
또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같은 해 3월 6일 “이 총재의 큰아들 부인이 최근 미국령에서 출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정출산’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것도 팩트는 맞는 내용이었다.
▽정보 출처와 컨트롤 타워 여부〓폭로에 나섰던 해당관계자들은 1일 대부분 정보 입수 경로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며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청와대와 연계된 일부 사정·정보기관이 실질적인 ‘소스’일 것”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실제 이 전 총재 빌라 문제 공방에서 민주당은 가회동 빌라를 15억원에 차명으로 매입하고 관련자들이 세무조사를 당했다는 등 국세청을 통하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정보를 폭로했다. ‘원정출산’ 의혹을 제기한 장 부대변인은 이날 “밝힐 수 없는 곳으로부터 익명의 제보를 받았으나 구체적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언론까지 동원한 총체적 공작”〓한나라당은 이날 공세의 타깃을 DJ 정권의 정치공작 의혹 전반으로 확대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주요당직자회의에서 “‘20만달러 수수설’ 폭로공작에 개입한 김현섭(金賢燮) 당시 대통령민정비서관과 김한정(金漢正) 부속실장은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최측근”이라며 “수많은 정치공작이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기획됐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비서관이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부시장에게 20만달러 수수설을 증언해달라고 요청하는 동안 모 언론사 Y기자를 대기시켜 놓았다는 소문이 있다. 이는 현 정권이 언론까지 동원해 치밀한 공작을 시도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겨냥한 민주당의 의혹 제기 및 한나라당 해명 반박 | ||||
사건 | 폭로자 | 시점 | 공세 내용 | 해명 반박 또는 수사 결과 |
20만달러 수수의혹 | 설훈의원 | 2002.3.19 | 로비스트 최규선씨가 이 총재의 측근 윤여준 의원에게 20만달러를 건넸다. | 검찰, “사실무근” 발표한 뒤 설 의원 기소. |
빌라게이트 | 설훈의원 | 2002.3.5 | 이 총재 부부, 딸 부부 등이 K빌라 3개층(각 105평)을 사용하고 있고, 구입자금의 출처가 의심된다. | 이 총재의 사돈이 4년 동안 2차례 세무조사를 받은 사실과 추징세액을 민주당이 국세청 협조 없이 어떻게 알아냈느냐고 반격. |
원정출산공세 | 민주당 | 2002.3.7 | 이 총재의 며느리가 딸이 미국시민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와이로 출국해 출산했다. | 연구원 취직을 위해 하와이로 출국한 남편을 따라갔다가 출산했을 뿐이다. |
장남 주가조작 공세 | 송석찬의원 | 2002.2.18 | 근화제약 주가조작에 이 총재의 장남 정연씨가 개입했고, 재벌2세로부터 수백억원을 받았다. | 금융감독원, “사실무근” 발표. 한나라당, “금감원의 주가조작 조사사실을 민주당이 어떻게 알아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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