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공조 갈등 증폭]개혁국민정당 VS 민주구주류

  • 입력 2003년 4월 1일 19시 14분


4·24 재·보선을 앞두고 개혁국민정당과 민주당 구주류간의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개혁국민정당 김원웅(金元雄) 대표는 1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정당개혁과 정치개혁의 드라이브를 걸 때가 임박해졌으며, 내년 총선 때까지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깃발을 내려야 한다”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이어 “개혁후보 단일화 차원에서 민주당과 선거공조를 할 수 있으나 개혁후보가 아닐 경우는 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의 의정부 보선 후보는 개혁적이지 않고 토호적인 성격이 짙기 때문에 민주당이 최종 후보로 확정지을 경우 공조는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그렇지 않아도 개혁당과의 공조를 못마땅하게 생각해온 민주당 구주류측은 발끈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기자들과 만나 “개혁당에 구걸해서 선거공조를 하려는 자세는 잘못됐다”며 선거공조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고,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깃발을 내려야 할 정당과 선거공조를 추진하려는 것이야말로 이중적 태도”라고 개혁당을 비난했다.

이같이 양측의 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게 된 것은 개혁당의 ‘고(高)자세’가 주요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 신주류측은 개혁당이 대선 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적극 지원한 우당(友黨)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경기 고양시 덕양갑에 개혁당의 유시민(柳時敏) 전 대표를 연합 공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했다. 그러나 개혁당측이 “민주당이 후보를 내든 말든 우리와는 상관없다” “민주당이 원한다면 선거공조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자 구주류측은 ‘미니정당’인 개혁당에 민주당이 쩔쩔 매는 자세를 보인다는 불만을 감추지 않아 왔다.

구주류측은 특히 개혁당과의 선거공조에 대해 “유시민씨가 개혁세력 위주의 정계개편을 위한 ‘트로이의 목마’가 될 것이다”는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개혁당 김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이용희(李龍熙) 조직강화특위원장을 만나 “민주당을 비판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민주당 구주류의 한 관계자는 “그런 해명 한마디 듣고 선거공조를 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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