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본회의에선 행정자치부의 ‘호남 역차별’ 시비가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전갑길(全甲吉·광주 광산구) 의원은 “행정자치부 본부의 1, 2급 보직 국장 20명 가운데 김두관(金斗官) 장관과 연고가 같은 영남 출신 11명이 차지했지만, 호남인사는 전북출신 1명만 보직을 받았고 광주 전남 출신은 1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지방행정 주무부서인 행자부가 지역 배려를 잊고 인사를 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앞서 같은 당 김영환(金榮煥·경기 안산갑) 의원도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및 행자부를 중심으로 호남 역차별이 거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과거 정부에서 영남 편중 현상이 있었듯이 김대중 정부에서는 호남출신 인사가 약진하는 바람에 비판을 받았다”며 “특정지역 인사편중이 없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두관 장관은 “(광주)지역 신문에서 그런 내용을 보도한 사실을 알고 있다”며 “본부 국장인사만 따지면 맞는 말이지만 전체 1, 2급 30명 가운데에는 국가혁신위원회나 민주당 전문위원 등 외부기관으로 전출된 광주 전남 출신이 3명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1, 2급 인사는) 다면평가, 일반직원의 여론, 전남 출신 차관의 복수 인사안을 참고로 했다”며 “단순하게 보면 지적할 수 있겠지만, 입체적으로 보면 차별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盧대통령 "지역편중 인사 현황 파악하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0일 지역편중 인사 논란과 관련, “인사문제를 특정 부문만 떼어내서 편중을 논하게 되면 사실을 왜곡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지역편중 인사가 있는지 현황과 원인을 조사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회의에서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 비서관으로부터 “최근 인사문제로 광주 민심이 나쁘다”는 보고를 받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송경희(宋敬熙)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행정자치부 1급 인사에 호남이 소외됐다는 논란에 대해 “1, 2급 공무원 수만을 단기적으로 보지 말고 5년에서 10년을 내다보고 출신지역과 규모도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정치권에서 편중인사를 얘기하기 전에 지역구도부터 먼저 해소하는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9일 대선 후보 경선 때 자신을 도왔던 지방조직책 인사 40여명과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한 호남 출신 참석자가 인사소외 문제를 제기하자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 믿어달라”며 “외교통상부의 경우 호남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은 데 언론이 이런 것은 보도하지 않고 그것(행자부)만 집어 언급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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