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문]"국민 알권리 막는 변화는 개악"

  • 입력 2003년 4월 10일 18시 42분


▼언론정책▼

10일 국회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노무현(盧武鉉) 정부 언론 정책의 편향성 여부와 이에 따른 국민의 알 권리 침해 등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의원은 “이창동(李滄東) 문화관광부 장관은 감독 시절 만든 영화 ‘박하사탕’ 등에서 무명 배우를 기용하는 ‘안티(anti·반) 스타 시스템’을 사용해왔다”며 “(이를 차용해) 노 대통령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에 대해 ‘안티 시스템’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장 의원은 또 이 장관에게 “노 대통령이 국회 국정연설에서 자신을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말한 언론사를 밝힐 수 있느냐”며 “독일 나치 정권의 선전상 괴벨스 등 정권 나팔수들의 말로가 어땠는지를 알아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 장관은 “노 대통령이 부당한 공격을 받았는지 여부는 잘 알지 못하고 말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장관 취임 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비판과 부당한 공격을 받았고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문화관광부의 ‘홍보업무 운영방안’은 알리고 싶은 것만을 알리는 일방적인 선전을 의미한다”며 “언론 개혁은 정부에 대한 견제와 국민의 알 권리를 신장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며 이에 반하는 변화는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또 같은 당 서병수(徐秉洙) 의원도 “노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서동구(徐東九) 전 KBS 사장 인선 파동과 관련해 ‘후보를 추천한 것이지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다’고 했는데 이는 온 국민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이창동 장관은 지금 언론과 여러 문제로 토론을 많이 하고 있지만 관계 부처 장관들과 (다른 문제로) 많은 대화와 토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장관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문화부의 홍보업무 운영방안에 따라 공개되는 정보가 어떤 언론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면 역설적으로 특정 언론이 그동안 공평하지 않게 특정 관계에 의해 정보를 제공받았다는 뜻도 된다”고 맞섰다.

특히 그는 “‘홍보업무 운영방안’이 80년 신군부가 만든 언론기본법과 유사하다”는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의 주장에 “전혀 공통점이 없다.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전교조 문제▼

10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는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徐承穆) 교장의 자살 사건으로 첨예화된 교육현장의 갈등 문제를 한목소리로 우려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시균(朴是均) 의원은 “서 교장의 자살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던졌다”며 “사회 전체와 학부모 교총 교장단체는 전교조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도 교육부는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어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며 교육부의 미온적인 대응 태도를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생각이 서로 다른 교사의 갈등에서 빚어진 것이다. 심각한 교사간의 갈등을 치유할 정부의 해결책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서 교장의 자살 사건을 통해 교육 개혁과 행정을 둘러싼 논란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며 “토론을 통해 교단의 갈등을 해소하고 국정에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서병수(徐秉洙) 의원도 서면질의에서 “전교조에 대해서는 정치적 편향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교육계의 의식 개혁운동이라는 측면도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전교조에 대한 비난에 머물지 말고 다시는 불행한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이라크 파병 반대를 확산시키기 위한 전교조의 반전평화수업 실시 여부를 묻고 그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덕홍(尹德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학교 내에서는 어떠한 형태로도 교권 침해나 학생 또는 수업권 침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교원단체 학부모 법조인 교육행정가 등으로 구성된 대책기구를 연말까지 출범시키겠다”고 대답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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