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적대정책 포기땐 모든대화 가능" 다자회담 수용 시사

  • 입력 2003년 4월 13일 18시 22분


북한은 12일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한다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북-미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만일 미국이 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대조선(북한) 정책을 대담하게 전환할 용의가 있다면 우리는 대화의 형식에 크게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그동안 북-미 양자 대화만을 강조해오던 북한측의 태도 변화를 처음으로 시사한 것으로 북한이 한미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권고해온 다자대화의 틀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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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가 (북-미간) 직접회담을 주장하는 것은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압살정책을 포기할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며 “문제 해결의 열쇠는 미국의 본심이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는 핵무기전파방지조약(핵확산금지조약·NPT) 체약국이 아닌 만큼 핵문제를 국제화할 아무런 근거도 없으며 또 국제화해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며 “9일 열렸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 결과는 핵문제가 조(북)-미 사이의 문제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13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언급을 긍정적인 진전으로 보고 있다”며 “북한이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올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 리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의 성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적절한 외교 채널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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