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 美제네바 대사 “北, 유엔결의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 입력 2003년 4월 16일 23시 41분


16일 유엔 인권위가 열린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빌딩에서 만난 케빈 몰리 주 제네바 미국 대표부 유엔담당 대사는 “북한은 유엔 인권위의 결의안 채택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미국이나 세계는 결코 어떤 나라의 행동에 볼모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정부는 투표 불참을 선택했다. 한국 정부의 방침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정부가 처한 상황을 이해한다. 한반도에서 너무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 나라는 (찬성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생각은 확고하다. 북한 인권 상황을 매우 우려한다. 북한에는 장기적인 인권 침해가 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북한 인권 문제가 핵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인권 문제와 핵 문제는 분리된 이슈다. 미국 국무부는 매년 세계 각국에 대한 인권보고서를 펴낸다. 우리가 인권보고서를 펴내는 대상국에는 우방도 있다. 인권 문제는 다른 논의와 연계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다음 조치는….

“우리는 북한이 이 결의안의 의미를 이해하고 주민들의 인권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촉구할 것이다.”

―결의안 채택이 북한의 인권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나.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오히려 북한을 더 고립시키지는 않겠나.

“세계가 북한에 인권 문제가 있다고 믿으면 미국 정부는 이를 지적해야 한다. 그것이 미국의 의무이다. 그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는 북한에 달렸다.”

―미국이 이라크전쟁 때문에 중국의 인권 문제는 상정하지 않은 채 북한의 인권 문제만 거론하는 것은 이중잣대가 아닌가.

“미국 국무부가 발간한 인권보고서는 중국의 인권 침해도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느냐다. 우리는 지난 2년간 중국의 인권 상황이 어느 정도 진전됐다고 믿는다. 그 같은 진전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이다.”

제네바=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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