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鄭 4개월만에 축구장 만남

  • 입력 2003년 4월 16일 23시 54분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16일 오후 한일 축구대표팀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도착, 영접 나온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손을 잡으며 활짝 웃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의 표정은 어쩐지 어색하다.청와대사진취재단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16일 오후 한일 축구대표팀 친선경기가 열린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도착, 영접 나온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손을 잡으며 활짝 웃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의 표정은 어쩐지 어색하다.청와대사진취재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대한축구협회장인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 대표는 16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나란히 한일 국가대표팀 축구경기를 관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대선 직전 후보단일화 공조 파기로 결별한 이후 4개월 만이었다.

노 대통령은 오후 6시50분경 경기장 지하주차장에 도착, 정 대표의 안내를 받아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환하게 웃는 얼굴로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회장님과 같이 가야 대접을 받을 수 있지요”라며 말을 건넸고, 정 대표 역시 웃으면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

노 대통령은 경기 시작 전 인사말을 통해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은 아주 훌륭한 기적이었지만, 한일 공동 개최를 계기로 양국 국민들의 친근감과 우호감이 그전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며 양 팀의 선전을 당부했다.

인사말을 마치려던 노 대통령은 정 대표를 바라보며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께 한 말씀 드리겠다. 오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특별한 초청을 받아 여기에 왔다. 앞으로 함께 협력해 한국축구와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정 대표는 박수를 쳤다.

정 대표는 노 대통령을 VIP석으로 인도하면서 “오늘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은 “맞는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화답했다.관심을 끌었던 두 사람의 만남은 일단 노 대통령이 화해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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