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특히 장쩌민 전 중국 국가 주석이 재임 당시 미국을 방문해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밝혔다며 지금 중국이 그 같은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책임감있는 태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고위 행정부 관리들은 핵 연료봉 재처리에 관한 북한의 엇갈린 신호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중 베이징에서 북한 중국과 3자 회담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그러나 회담 개최 여부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과 남북한은 18일 워싱턴에서 차관보급 회의를 열고 예정대로 23∼25일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미 언론은 19일 회담 개최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클레어 버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핵 재처리 문제에 대응하기에 앞서 미국은 한국 일본 중국과 협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히고 “우리는 우방 및 동맹국들의 견해와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난 뒤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은 베이징 3자회담의 개최는 부시 대통령과 국무부 국방부의 고위 관료들의 승인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3자회담 개최 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나 당초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차관보급 회의에 참석했던 이수혁(李秀赫)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했다는 정보를 미국이 갖고 있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한 미 일 모두 재처리에 관해 북한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3자회담이 열릴 경우 “미국은 한일 양국을 포함시키는 다자회담을 강력히 주장하기로 했다”면서 “미국은 북한 측에 핵무기 프로그램을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해체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21일부터 23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으나 방문 목적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19일 전화통지문을 통해 제10차 남북장관급회담을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평양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이에 한상일(韓相逸) 통일부 대변인은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조만간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 뒤 북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관급 회담은 당초 7-10일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이를 위한 실무협의에 응하지 않아 연기됐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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