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한국 일본과 18일 사전 협의한 데 이어 중국과의 협의를 마친 뒤 회담 개최를 확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중국 등과 다각적인 접촉을 해왔다.
이와 관련, 클레어 버천 미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사실을 명확히 파악하고 우방과 동맹국들의 견해를 들은 다음 어떻게 나아갈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행정부 당국자들이 3자회담의 전망과 성과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고 보도해 행정부 내부에 심각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텍사스 목장에서 부활절 주말을 보내고 있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워싱턴으로 돌아온 뒤 국무부와 국방부의 정책 결정자들이 의견 조율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리들은 대체로 북한의 폐연료봉 재처리 관련 성명 발표는 3자회담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알리기 위한 전략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재처리 작업에 돌입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위성사진 등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탐지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시인한 바 있다.
게다가 북한이 “이 (3자)회담에서 중국측은 장소국으로서의 해당한 역할을 하고 핵문제의 해결과 관련한 본질적인 문제들은 조(북)-미 쌍방 사이에 논의하게 된다”며 사실상 북-미 직접회담이라고 주장한 것도 행정부 내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강경파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이라크전쟁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온건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회담을 추진해 럼즈펠드 장관이 반대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북한의 성명은 회담 연기를 주장하는 강경파들의 입지를 강화해주고 있다는 것. 한편 한미일 3국은 한일 양국의 참여 없는 실질 문제 토의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3자회담을 북-미회담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3자회담이 열려도 한두 번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