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구후보 인사청문회]＂서동만교수, 연방제 통일안 수용 주장＂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내정된 서동만 상지대 교수(왼쪽)가 22일 고영구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위원들의 청문에 응하고 있다. -박경모기자

의원들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고영구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외에도 증인, 참고인으로 출석한 서동만(徐東晩) 상지대 교수와 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의 ‘사상 편향’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내정된 서 교수에게 공세가 집중됐다.

한나라당 유흥수(柳興洙) 홍준표(洪準杓),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함승희(咸承熙) 의원 등은 “서 교수는 북한과의 민족공조를 두둔하고 2001년 한 세미나에서도 연방제 통일방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대북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정원 간부로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들 의원은 서 교수가 아직 정식으로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정원 1급 기밀 사항을 보고 받고 있는 사실도 문제 삼았다. 천 의원은 특히 “국정원이 적법 절차 없이 민간인에게 기밀을 공개한 것은 대단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국정원까지 비판했다.

서 교수는 “북한은 휴전선을 사이에 둔 적대관계이지만 평화통일의 상대자이자 화해협력의 파트너다. 이런 이중적 현실에서 균형적인 인식이 필요하다”고 대응했다.

천 의원과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학자 출신의 두 사람이 북한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보고 있으며 지나치게 북한의 입장을 두둔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서 교수는 서해교전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 모르게 지역사령부가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정말 충격적이다. 북한이 그렇게 단순한 줄 아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서 교수와 이 차장이 학술적인 분석과 견해를 제시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자 정 의원은 “서 교수는 공부를 많이 해서 북한을 많이 아는 것으로 자부하는 것 같은데 정보를 잘못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천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조언은 장난이 아니다. 나라는 박사학위 논문으로 경영하는 게 아니다. 경험된 지식만이 산지식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 의원은 주간동아를 인용해 “서 교수가 인수위 시절 방일했을 때 술에 취해 택시 운전사와 싸우고 경찰의 뺨을 때렸다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서 교수는 “술을 한잔 더하려고 호텔에서 택시를 탔다가 시간이 늦어 그냥 내리려고 했더니 기사가 기본요금을 내라고 해서 승강이를 벌였지만 뺨을 때린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