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장 임명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상생의 정치를 하겠다던 노무현 대통령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합의, 제시한 ‘국정원장 내정자 부적절’ 의견을 무시하고 그대로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국정원장에 대한 해임권고 결의안을 제출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여당 내에서도 청와대에 대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으로 국민통합을 기대했던 필자는 최근 불안한 정세에 적잖이 실망스럽다. 대통령이 자신의 뜻에 거슬린다고 여야가 합의한 국회의 의사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한 것은 유감이다. 국회의 의견은 곧 국민의 의견이기도 하다. 대통령은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 해도 국회의 검증자료를 참고로 해 다시 한번 국정원장 임명을 재고하는 것이 순리였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다양한 가치를 결집해 국민통합으로 연결시키는 대통령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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