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기자 출신인 오버도퍼 교수는 이날 존스 홉킨스대에서 이 대학과 한국언론재단 공동 주최로 열린 한미관계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50년 동안 한국 문제를 다뤄 왔지만 지금처럼 한국 상황에 대해 걱정한 적은 없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젊은 세대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들이 북한의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고 △북한이 항상 핵무기를 원해 왔으며 △미국과 북한이 두 차례의 회담에서 상대방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7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만난 많은 젊은 세대들이 전반적으로 북한의 위협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놀랐다”는 오버도퍼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문제가 생겼는데도 (그들의 생각은) 변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라크전 파병 등을 통해 한미간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지만 한미 양국은 소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관계가 당장 와해되지는 않겠지만 동맹관계 50년 만에 곤경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그 원인은 “양국 정부와 국민이 북한에 대해 서로 아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항상 핵무기를 갖고 싶어 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북한은 핵무기 확보가 한반도에서 미군의 행동에 실질적인 억지력을 가질 것으로 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의 북-미 접촉과 지난주의 3자회담에서 양측은 상대방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지는 알아보려고 하지 않고 자기 입장만 주장했다”면서 “미국은 북한의 핵물질 생산을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방향은 결국 파괴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는 오버도퍼 교수는 “어떤 놀라운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연설을 끝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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