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盧 '권력-언론 카르텔' 발언 비판

한나라당은 4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언론관을 다시 문제삼았다. 우선 노 대통령이 3일 차관급 공직자 워크숍에서 “권력과 언론 사이의 ‘강자(强者) 카르텔’을 깨자”고 한 발언을 도마에 올렸다.

한나라당은 “권력과 언론이 타협하거나 담합해선 안 된다”는 원론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말하는 ‘강자 언론’이란 정권에 비판적인 메이저 신문 3사만을 가리키고, 그보다 더 강력한 방송을 제외한 것인 만큼 이중적 기준을 적용한 것이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KBS 보도본부장 출신인 한나라당 김병호(金秉浩) 의원은 “권력과 언론의 카르텔은 안 된다는 대통령의 지적은 옳다”고 지적한 뒤, 권력과 방송의 부적절한 관계를 꼬집었다. 김 의원은 “정권이 자기 사람을 사장으로 임명해 장악해 버린 방송의 현실은 카르텔은 고사하고 권력에의 종속 그 자체다”고 주장했다.

MBC 기자 출신인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언론 가운데 진짜 강자는 방송사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며 “노 대통령이 방송사는 자신에게 우호적이란 이유로 모른 체 하면서,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해 온 일부 신문만을 적대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은 MBC TV 토론(1일)에서 드러난 노 대통령의 언론관은 그릇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했다.

박상웅(朴相雄) 부대변인은 “다른 국가현안에 대해서는 동문서답식의 답변으로 얼버무리면서, 비판 언론에 대해선 적대적 감정을 확연히 드러냈다”며 “노 대통령의 언론, 특히 비판적인 논조의 대형신문에 대한 터무니없는 피해망상증은 심각한 수준이다”고 논평했다.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언론이 대통령 대접해 준 게 뭐 있느냐’는 노 대통령의 토론회 발언에 대해 2일 “대통령이 (자기 업무를) 잘 해야 대접받는 것이지, 신문들이 대접 안 해 준다고 탓하는 것은 뭐냐”고 비판했다. 그는 “오히려 우리나라 신문들이 대통령을 너무 대접을 많이 한 것이 탈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나라당 내 개혁파 의원들은 “국가적 현안 해결을 위해 대통령과 언론이 에너지를 생산적인 곳에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