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류와 일부 중도파 의원들은 "당 외부에서의 신당 추진은 당을 깨자는 것"이라며 신당파를 집중 성토했고, 신당파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민주당을 해체하는 것이 국민적 요청"이라며 맞섰다.
▲ "신당은 결국 인적 청산하자는 것"= 구주류 중진들은 이날 앞다퉈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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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확대간부회의 신당논의 발언요지 |
한광옥(韓光玉) 최고위원은 "당내 논의를 거쳐 개혁 신당을 만들 수도 있으나 당외 논의는 분열적 행위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날 기자들에게 "(서글퍼서) 밤잠이 안 온다"고 했던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신당파 들이) 밖에서 언론 플레이만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당 개혁안이 대부분 합의된 상황에서 신당을 만드는 이유가 제도 개혁은 아닌 것으로 본다. 신당 창당의 이유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라"며 "인적 청산이 목적이라면 당내에서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특유의 냉소어린 비판을 퍼부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신당파들이 주장하는) 개혁적 통합세력이기 때문에 진보당이 아니라면 신당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협(李協) 최고위원도 "신당 논의의 본질은 대선 때 도와주거나 핵심 역할을 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는데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신당파들을 겨냥해 "이 자리에서 누가 인적 청산 대상인지 밝혀라"고 요구했다.
조순형(趙舜衡) 의원에 이어 '제2의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김성순(金聖順) 의원은 "요즘 민주당은 분당적 모습으로 30년 전 정치로 되돌아간 것 같다. 노 대통령이 신당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한다"고 주장했다.
▲"개혁 신당은 대세"= 신당파는 신당 창당의 역사적 당위성 등을 내세우며 구주류의 '예봉(銳鋒)'을 비껴갔다.
정동영 고문은 "현 시점의 상황적 특징은 변화이고, 이는 국민의 가슴 밑바닥에 있다"며 "우리 당은 현상유지로는 전망이 없다"며 구주류를 압박했다.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도 "신당 논의는 대세로 본다. 지역주의와 1인 보스정치를 극복하기 위하여 개혁적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신당 추진을 위해 정해진 프로그램은 아직 없으며 의도적 인적 청산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당파 내에서 온건론자로 분류되는 김근태(金槿泰) 상임 고문은 "신당 창당은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정치개혁 과제이고 개혁적 통합 신당이 되어야한다"면서도 "특정 정치세력과 정치인을 배제하는 인적 청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 발언 요지 ▲
▲ 한광옥 최고위원 :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은 방법상의 차이를 극복하고 당이 중심이 되어 승리했다. 노무현 후보의 승리이자, 민주당의 승리요, 국민의 승리였다. 그러나 현재 대선을 승리한 집권당의 모습으로서는 개탄스럽다. 당 개혁안이 완성될 시점에 신당론이 나왔다. 신당이 당외에서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당의 필요성이 있다면 당무회의 등 당 공식기구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신당은 당내외를 막론하고 개혁에 찬동하는 사람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신당이 되어야 한다. 당내 논의를 거쳐 필요하다면 개혁신당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당외 논의는 분파적, 분열적 행위로 비쳐져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것이다.
▲ 최명헌 상임고문 : 개혁하고 신당하는 것이 인적 청산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신당은 중도통합 신당이어야 한다. 대표가 6인 중진회의 등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
▲ 유선호 당무위원 : 신당은 체계적, 단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현 단계에서는 당내에 신당추진기구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다음 당의 기구를 띄워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 정균환 원내총무 : 대표가 중심을 잡았으면 좋겠다. 특정모임에 참여하면 당이 공식적으로 결론내린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 대표가 다양하게 접촉하고 건의를 듣는 것은 좋으나,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해 달라. 집권 여당은 정치의 중심에 서야 하고, 그 중 핵심세력들은 당 회의의 중심에 서 주어야 하는데 밖에서 언론 플레이만 한다. 국민을 안정시킬 책임있는 사람들이 당과 국민을 혼란시키고 있다. 지도부가 나서서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신당추진 여부는 최고회의나 당무회의 등 당 공식기구에서 논의되어야 한다. 몇 사람이 서명을 받아 하자는 것은 당을 쪼개자는 것과 같다. 지도부가 역할을 다해 달라.
▲ 이상수 사무총장 :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라는 국민적 요구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그러나 재보궐선거 결과를 보고 당의 리모델링만 가지고는 어렵다는 판단하에 신당 논의가 나온 것이다. 신당 논의는 대세로 본다. 신당 추진을 위해 정해진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안다. 지역주의와 1인 보스정치를 극복하기 위하여 개혁적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 의도적 인적 청산은 없을 것으로 본다.
▲ 이협 최고위원 : 당 개혁안 논의시와 마찬가지로 신당 논의의 핵심이 인적 청산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신당추진의 의도나 목표 등을 명확히 밝혀 달라. 당내에 개혁에 반대하고 지역주의에 의지한다는 세력이 있는 것처럼 언론에 띄워 당내 갈등을 유발하려 해서는 안된다.
▲ 김성순 지방자치위원장 : 현재 우리 당은 음식점에서 저고리 벗어놓고 끼리끼리 모이는 분당적 모습으로 구태의연한 30년전 정치로 되돌아간 것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 신당의 목표나 실체 등이 당 공식기구에서 설명되어야 한다. 대통령께서 신당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 박상천 최고위원 : 당 개혁안이 절차적 문제인 임시지도부 구성 문제만 제외하고는 그 본질적인 개혁안은 모두 합의되었다. 따라서 신당을 만드는 이유가 제도개혁은 아닌 것으로 본다. 신당 창당의 실질적 이유가 무엇인지 단순화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개혁적 통합신당 이야기가 나오는데 통합신당이 이념정당, 계급정당이 아니고 진보와 중도 그리고 보수를 포괄하는 국민정당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미 민주당은 개혁적 통합세력이기 때문에 진보당을 한다면 모르나 그렇지 않다면 신당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본다. 인적 청산이 목적이라면 당내에서도 가능하지 않은가.
▲ 이종걸 의원 : 당 개혁안은 실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합의되었으나, 실체를 담아내는 절차에 있어서는 합의된 바 없다. 실체뿐만 아니라 절차도 중요한 것이 아닌가. 당 개혁안이 교착중인 상태에서 재보궐선거에 완패함에 따라 신당논의가 나온 것이다.
▲ 박상천 최고위원 : 임시지도부 구성은 전당대회에서 뽑힌 사람들을 물러나게 할 명분이 없다는 점(당권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에서 문제 있다는 시각이 많았다.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우리 당은 개혁당을 적극 밀어 유시민을 당선시켰고, 의정부나 양천에서는 후보의 인지도나 전 지구당위원장의 비협조로 실패했다. 물갈이나 수혈은 민주당 틀을 유지하면서도 가능하다.
▲ 박병석 의원 : 절차과정의 민주성이 민주주의의 요체이다. 그러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간, 그들과 언론간의 대화는 있어도 비슷한 사람들조차의 대화마저도 단절된 것은 큰 문제다. 독재와 민주, 보수와 진보식의 이분법적 사고는 다양화,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는 부적절하다. 서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결정은 당의 공식기구에서 해야 한다.
▲ 김근태 상임고문 : 오늘의 의견교환을 시작으로 광범하고 심층적인 토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진통으로 우리 스스로의 정비과정으로 만들어가자. 국민들의 낡은 정치 청산 요구가 아주 강한만큼 현 상황에서 신당 창당은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정치개혁 과제라고 본다. 1인 보스에서 탈피하고 전국정당화를 지향하는 것이야말로 개혁과 한반도 평화, 국민통합을 위해서 원내 과반수나 제1당으로 가는 길이다. 개혁적 통합신당이 되어야 한다. 특정한 정치세력과 정치인을 배제하는 인적청산에는 나 자신도 대부분 사람들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본다.
▲ 정동영 상임고문 : 당내에서 최초로 신당을 논의하는 자리인 것 같다. 한광옥 최고위원께서 당 공식기구의 논의를 통해 공론화하자고 했는데 동의한다. 작년에 우리 당은 당무회의에서 신당 추진을 결의한 바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고자 한다. 현 시점의 상황적 특징은 변화다. 자의적 해석이 아니라 국민의 가슴 밑바닥에 있다. 우리 당으로서는 이에 대하여 유연하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을 위해 기득권을 포기하고 민주당을 해체하자는 요청을 당내에서 적극 논의해야 한다.
▲ 정대철 대표최고위원 : 추미애·신기남·이만섭 의원 등을 당내 논의구조에 참여토록 조치하겠다.
▲ 남궁석 의원 : 아들 일기장을 우연히 보니 "버려야 얻는다"고 썼더라. 국민들은 정책을 떠나서 집권당의 분열 그 자체, 집권당과 대통령과의 연결이 끈적끈적하지 않다는 자체에서 불안해 한다. 지난 대선에서 베이스 캠프에 있었건, 사이드 캠프에 있었건 중요하지 않다. 당 운영권을 맡아보라고 하거나 동일함을 선언하거나 하는 두가지 중 하나가 나와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은 어려울 것이다.
▲ 김태랑 최고위원 : 통합신당을 통해 총선승리로 가느냐, 지역구도 해결이라는 명분을 위해 개혁신당으로 가느냐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이다. 최근 영남권 신당추진자들이 총선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당이 잘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든 것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실용적, 실천적 측면에서 통합신당이 국민적 바람이라고 본다.
▲ 이협 최고위원 : 진실되게 생각하고 진실되게 말하자고 제의한다. 낡은 정치 청산에 공감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자신 학생운동부터 현재까지 개혁적인 길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데 개혁적으로 보아주지 않는다. 개혁적인가 보다는 개혁적으로 비쳐지는 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신당논의의 본질은 당내외에서 대선때 도와준 사람,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만들어 주는데 있는 것 같다. 후보단일화 이후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한 사람들에 대하여 눈 감으려 해서는 안된다. 신당의 성격이나 프로그램 등이 명확히 제시되어야 한다.
▲ 이상수 사무총장 : 보혁대결의 의미없는 탈이념적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수구냉전적 세력이 아닌 개혁· 중도· 보수가 함께 하는 신당은 바람직하다. 신당은 이념적 잣대를 가지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신당하자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주의 극복이다. 그러나 리모델링 가지고는 특정세력에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신당 추진이 불가피하다.
▲ 정동영 상임고문 : 생산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진실하자는데 공감한다. 상대편을 선의로 인정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국민적 기대로 대선승리 했듯이 현상유지로서는 전망이 없다는 상황인식에는 함께 할 것으로 생각한다.
▲ 한광옥 최고위원 : 모두 생각이 같은 것 같다. 변화를 이루어 보자는데 모두 찬성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 공식기구에서 방법, 절차, 형태를 논의하면 된다. 대표가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 달라.
▲ 정대철 대표최고위원 : 오늘 회의로서 신당 논의가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 진지하고 고뇌에 찬 토론이었다. 어려울 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다음 선거에서 이겼던 예를 27년의 의정생활을 통해 여러번 보았다. 우리 당이 처한 위기상황을 지혜를 모아 타개해 나간다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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