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갈등 폭발위기]두 진영 주장 한화갑 vs 정동영

  • 입력 2003년 5월 6일 18시 47분


▼한화갑 "또다른 패거리"▼

민주당 한화갑(韓和甲·사진) 전 대표가 6일 ‘친노(親盧)’ 신당추진파 의원들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을 방문 중인 구주류의 한화갑(韓和甲·사진) 전 대표도 6일 오전 MBC 라디오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있는데 왜 밖에다 당을 만드느냐”며 친노(盧) 신당파의 당 밖 신당추진을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몇 사람이 나와 ‘우리는 개혁하려고 하는데 당신들은 걸림돌이니까 그만둬라’ 하는 식은 안된다. 개혁을 표방하는 사람들이 맘에 안 맞는 사람들을 제거하고 자기들끼리 하겠다고 하면 이는 또 다른 패거리 정치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혁파의 지구당위원장 기득권 포기 요구에 대해서도 “현 민주당의 기존질서를 파괴하고 당권을 잡으려고 하는데 현 지구당위원장들 갖고는 안되니까 이 사람들의 기득권을 없애려는 것이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개혁이라는 게 과거에 있던 것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개혁과 통합은 양 수레바퀴처럼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익을 얻기 위해 현재의 재산을 포기하는 것은 뺄셈정치다”고 단언했다.

한 전 대표는 ‘당 밖 신당이 추진될 경우 민주당을 고수하겠느냐’는 질문에 “눈앞에 전개된 것이 아니니까 그때 상황을 봐서 당의 단합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이와 관련해 한 전 대표가 민주당의 정통성 계승을 전제로 한 ‘통합신당론’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귀국(7일) 후 중도-구주류의 좌장으로서 활동영역을 넓혀나갈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정동영 "제4세대 정당"▼

‘친노(親盧)’ 신당추진파 의원 그룹의 중심에 서 있는 민주당 정동영(鄭東泳·사진) 의원은 6일 “신당은 또 하나의 패거리주의”라는 구주류-중도파의 반발에 ‘제4세대 정당론’을 펴며 반박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당정치는 독립운동 세대인 1세대와 군사 쿠데타세력인 2세대, 민주화 투쟁세력인 3세대가 대표해왔다. 이제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지역주의 해체, 정치 사회개혁 등을 추구하는 ‘제4세대’가 새로운 주류로 등장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주당이라는) 현상유지로는 (내년 총선도 개혁의 완성도) 전망이 없다는 것이 개혁신당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시중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당이냐’거나 ‘결국 노무현당을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으나 우리는 ‘3김(金) 시대’와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전혀 새로운 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다”며 역대정권의 신당창당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신당의 대의명분으로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지역주의와 기득권에 붙들려 있는 민주당을 해체하고 전 국민적 가치인 정치개혁과 이를 위한 정당개혁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신당추진기구를 즉각 구성하고 현 지도부와 모든 지구당위원장이 사퇴함으로써 범(汎)개혁세력이 결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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