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黨權주자들 "영남권 票心잡아라"]지방의원에 구애

  • 입력 2003년 5월 6일 18시 49분


6일 경남 창녕군 부곡하와이에서 개최된 영남권 지방의원 세미나에 참석한 한나라당 당권주자들. 왼쪽부터 최병렬 서청원 강재섭 김형오 의원.-창녕=연합
6일 경남 창녕군 부곡하와이에서 개최된 영남권 지방의원 세미나에 참석한 한나라당 당권주자들. 왼쪽부터 최병렬 서청원 강재섭 김형오 의원.-창녕=연합
한나라당 당권 주자들은 6일 경남 창녕군 부곡하와이에서 열린 ‘영남권 시도의원 지방분권 세미나’에 참석해 영남권 표심잡기 경쟁에 나섰다.

이날 세미나는 당 지도부에 ‘지방의원 유급화’ 압력을 넣으려는 영남권 지방의원들과 6월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얼굴을 알려야만 하는 당권주자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자리였다.

한편으론 영남권의 친(親)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세력이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를 결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고, 노무현 정부가 ‘지방분권’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시점에서 한나라당의 ‘영남권’ 사수의지를 밝힌 첫 번째 행사라는 성격도 없지 않았다.

▽영남권 당심(黨心) 잡기=이번 세미나는 한나라당의 공식행사가 아닌데도 박희태(朴熺太) 대표권한대행과 김덕룡(金德龍) 이재오(李在五) 의원을 뺀 대부분의 당권 주자들이 참석해 한나라당의 ‘텃밭’ 사수가 절박함을 내비쳤다.

이날 행사에 모인 지방의원들은 노무현 정부의 ‘지방분권화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한 지방의원은 “정부와 민주당은 지방분권과 광역의원 유급화에 적극적인데 모당(母黨)인 한나라당이 오히려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분위기를 읽고 당권 주자들은 ‘지방의원 유급화’라는 당근과 함께 당의 단합을 호소했다. 김형오(金炯旿) 의원은 “내년 총선은 낙동강 전선이 최대의 격전지가 될 것”이라며 최근 노 대통령 지지세력이 부산 경남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경계했다.

최병렬(崔秉烈) 의원은 “노 대통령과 여당은 경제와 안보는 뒷전이고 당을 만든다고 난리다. 힘을 합쳐 국민이 믿을 수 있는 당을 만들자”고 주장했고,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수구정당, 재벌비호 정당으로 비쳐서는 야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서민과 중산층을 아우르는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은 “경로당에서도 제일 젊은 사람이 회장, 총무를 한다”며 젊은 리더십을 강조했다.

▽유급화 문제에 대한 지방의원들의 압박=세미나의 주제는 ‘지방분권’이었지만 지방의원들의 유급화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회를 맡은 이병희(李秉熙) 경남도의원은 “유급화 문제에 대한 당권 주자들의 견해를 2분 안에 말씀해 달라. 영남권 의원들은 간단히 말할수록 인기가 높아진다”며 은근히 당권 주자들에게 ‘압박’을 가했다.

한나라당 당권 경쟁 판세에 큰 영향을 주는 영남권 지방의원들의 요구여서인지 당권 주자들은 앞다퉈 유급화에 대한 지지발언을 했다.

최병렬 의원은 “민원처리나 활동에 있어서 시도의원이나 국회의원이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데 광역의원이 명예직이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서청원 대표는 “지방분권의 핵심은 지방의회의 위상 강화와 의원들의 위상 제고”라고 역설했고, 강재섭 의원은 “지방의원들을 지방분권화 시대에 걸맞게 예우해 줘야한다”고 말했다. 김형오 의원은 “중앙과 지방을 구분하는 것은 구시대적 산물로 광역의원들이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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