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식 前현대상선 사장 7일 새벽 귀국

  • 입력 2003년 5월 6일 23시 46분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사건의 실체를 밝혀줄 핵심인물로 꼽혀온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이 7일 새벽 귀국한다고 6일 밝혔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김 전 사장의 변호인이 ‘김 전 사장이 7일 오전 5시반 미국 로스앤젤레스발 대한항공편으로 귀국한다’고 통보해 왔다”며 “7일 소환은 어려울 것 같고 수사팀과 상의해 소환 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이번주 중 김 전 사장을 소환, 현대상선 대출 과정 및 송금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신병 치료차 미국으로 떠났던 김 전 사장은 당시 대출과 관련, “현대가 아니라 정부가 갚아야 할 돈”이라고 말하는 등 사건 실체 규명을 위한 핵심 인물로 주목받아 왔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현대상선 대출금 2235억원의 대북송금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당시 국가정보원 예산담당 K과장을 소환 조사했다.

K씨는 국정원 기획조정실에서 예산담당 과장으로 근무하던 2000년 6월 최규백(崔奎伯) 당시 기조실장의 지시로 김충식 사장으로부터 직접 2235억원을 수표로 받아 환전 및 송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K씨를 상대로 △현대상선 대출금 4000억원 중 2235억원을 현대상선측에서 건네받은 경위 △2235억원인 수표 26장에 배서된 6명의 신원과 배서 경위 △돈을 송금한 북한측 계좌의 실체 △송금 과정에서 외환은행과 사전 협의가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국정원측과 협의를 해 마카오의 한 단체로 돈을 보냈다”고 2일 밝힌 당시 외환은행 외환사업부장 백모씨를 이날 다시 소환해 K씨와 대질신문을 벌였다. 특검팀은 또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영국공장 매각대금 1억달러가 북한으로 송금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하이닉스와의 1억달러 대여계약서 체결에 관여한 현대건설 관계자를 소환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 관계자는 “현대상사의 분식회계 부분은 특검법상 수사권한 밖이고 앞으로도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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