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검, 김충식씨 9일 소환

  • 입력 2003년 5월 7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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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새벽 대북송금 의혹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혀온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이종승기자
7일 새벽 대북송금 의혹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혀온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인천=이종승기자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7일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에 대해 9일 출석토록 통보했다. 또 현대상선 대출금 4000억원 중 ‘북 송금’ 자금 2235억원의 수표에 배서한 6명 중 1명은 외환은행 직원이라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수표에 배서한 외환은행 직원을 최근 소환해 외환은행측이 단순히 송금 업무를 처리했는지, 송금 과정에 적극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며 “그러나 나머지 배서자 5명의 신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1월 “2235억원의 수표 배서자 6명에 대해서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에 확인했으나 정확한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발표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다른 것으로 감사결과에 대한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결과 발표 때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당시 배서자 6명은 현대상선 직원이 아니라는 뜻이었지 모두 신원불상자라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새벽 미국에서 귀국한 김 전 사장은 공항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고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혀 김 전 사장의 귀국으로 특검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장은 2000년 6월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4000억원 대출 과정과 2235억원의 대북송금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김 전 사장을 상대로 2000년 8월 엄낙용(嚴洛鎔) 당시 산은 총재에게 4000억원의 대출상환과 관련해 “우리가 사용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과 은행에 제출한 대출약정서에 서명을 거부한 이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대출과 송금 과정에서 정몽헌 회장의 지시나 국정원 등 외부 인사와의 협의가 있었는지도 확인키로 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또 “최근 최규백(崔奎伯)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에 대해 출금 조치했다”며 “수사팀과 협의해 최 전 실장에 대한 소환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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