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수표에 배서한 외환은행 직원을 최근 소환해 외환은행측이 단순히 송금 업무를 처리했는지, 송금 과정에 적극 개입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며 “그러나 나머지 배서자 5명의 신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1월 “2235억원의 수표 배서자 6명에 대해서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에 확인했으나 정확한 신원을 밝혀내지 못했다”고 발표한 감사원의 감사결과와 다른 것으로 감사결과에 대한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결과 발표 때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당시 배서자 6명은 현대상선 직원이 아니라는 뜻이었지 모두 신원불상자라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새벽 미국에서 귀국한 김 전 사장은 공항에서 “모든 것을 사실대로 밝히고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혀 김 전 사장의 귀국으로 특검 수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사장은 2000년 6월 현대상선에 대한 산업은행의 4000억원 대출 과정과 2235억원의 대북송금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김 전 사장을 상대로 2000년 8월 엄낙용(嚴洛鎔) 당시 산은 총재에게 4000억원의 대출상환과 관련해 “우리가 사용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갚아야 한다”고 언급한 배경과 은행에 제출한 대출약정서에 서명을 거부한 이유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 대출과 송금 과정에서 정몽헌 회장의 지시나 국정원 등 외부 인사와의 협의가 있었는지도 확인키로 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또 “최근 최규백(崔奎伯)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에 대해 출금 조치했다”며 “수사팀과 협의해 최 전 실장에 대한 소환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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