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鄭회동 ‘공식절차 통한 新黨']"통합신당" vs "의견수렴"

  • 입력 2003년 5월 7일 18시 41분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대철 대표(가운데) 등 민주당 지도부와 면담하고 있다. -김경제기자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대철 대표(가운데) 등 민주당 지도부와 면담하고 있다. -김경제기자
‘개혁신당’이냐, ‘통합신당’이냐를 놓고 내부 갈등을 빚어온 민주당이 7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회동을 계기로 당내 공식 절차를 통한 ‘질서 있는 신당논의’ 쪽으로 가닥을 정리해 가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당-청 협의회’에서 노 대통령은 신당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대신 “당권-대권 분리 원칙에 따라 당내에서 슬기롭게 의견을 수렴해 달라”고 정 대표에게 당부했다고 양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정 대표는 이에 앞서 “당내 신당추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나 당내 신당 추진기구를 통한 개혁적 통합신당이 돼야지 분당은 안 된다는 것이 당내 다수의 의견이다”고 노 대통령에게 보고함으로써 ‘통합신당’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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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의 한 측근은 “정 대표가 메모지 3장에 신당 논의와 관련한 당내 상황과 여러 우려들을 적어가 보고했고 노 대통령은 대체로 이를 수긍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안다”며 “회동 후 정 대표는 기분이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회동에 앞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문석호(文錫鎬) 대변인, 이낙연(李洛淵) 대표비서실장 등 소속 의원 7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분당(分黨)형 개혁신당은 안 된다. 어떤 이유든 분당은 안 되며, ‘개혁적 통합신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상현(金相賢) 고문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떤 정당을 만들 것인가의 마스터플랜도 제시하지 않은 채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만 떼 지어 몰려다니는 것은 분당을 재촉하는 행위다. 이제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도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뜻을 모아야 할 때다”며 공식기구를 통한 정파간 의견수렴을 촉구했다.

열린개혁포럼 대표인 장영달(張永達) 의원도 “신당 논의에 누구는 참여하고 누구는 배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당내 각 그룹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며 당 차원의 신당 논의를 위해 빠른 시일 안에 당무위원회의를 소집할 것을 정 대표에게 요구했다.

김상현(金相賢) 박상천(朴相千) 김옥두(金玉斗) 천용택(千容宅) 김홍일(金弘一) 강운태(姜雲太) 이낙연 의원 등 광주 전남 의원 12명도 이날 만찬 회동을 갖고 △분당 통한 신당 반대 △민주당 법통의 계승 발전 △정당개혁 적극추진 △당 공식기구를 통한 신당 논의 수렴 등 4개항에 합의했다.

한편 김근태(金槿泰) 김영환(金榮煥) 배기선(裵基善) 의원 등 중도 온건 성향 의원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국민정치연구회도 이날 모임을 갖고 신당추진기구를 당내에 조속히 설치하도록 당 지도부에 건의키로 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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