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참여정부 주도세력의 가치관을 보면서 이러한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는 것으로 보인다. 파격적인 행보 그 자체를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어떤 시대든 그러한 파격은 있을 수 있고, 그러한 파격이 때때로 신선한 충격을 주고, 나아가 새 시대를 여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개혁 주도세력이 자신들만의 개혁 마인드를 마치 전체 국민이 바라는 개혁 마인드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할 따름이다.
어느 시대든 개혁을 주도하는 세력은 소수 정예였다. 그러나 개혁은 전체 국민이 바라는 개혁의 가치를 충족시킬 때만 성공할 수 있었다. 개혁을 위한 개혁, 개혁주도 세력만이 공감하는 개혁은 조직이나 국가 내부의 분열과 혼란을 초래하고,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어둡게 할 뿐이다.
힘없고 말없는 다수의 국민이 바라는 개혁의 가치는 보편타당한 논리에 따른 개혁일 것이다. 예를 들어 부도덕한 기업인에게서 돈을 받은 사람은, 그 사람이 기성 정치인이든 신진세력이든 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일반 국민의 가치관 아닐까. 누구는 동업자이기 때문에 괜찮고 누구는 과거 나에게 잘못했기 때문에 벌을 받아야 한다며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 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개혁을 주도하는 세력은 이미 전체 국민의 이름으로 개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는 40대가 된 386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참여정부와 개혁을 주도하는 세력에 다시 한번 조언하고 싶다. 참다운 개혁은 일부 개혁주도 세력의 가치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개혁 프로그램의 수혜자인 국민의 기대를 충족시킬 때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최천규 경영컨설턴트·서울 양천구 신정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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