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신문을 배달하는 이들에 따르면 청와대가 구독하는 신문은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 ‘빅3’가 가장 많고 한겨레가 이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의 ‘청와대 부수’는 각종 조사에서 나타난 각 신문의 시장 점유율 등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수치. 한겨레는 김대중 정부 들어 청와대 구독 부수가 2배 가까이 급증했으며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다소 줄었다.
석간인 문화일보도 ‘빅3’에 못지않은 부수가 청와대에 들어간다. 문화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을 가장 먼저 인터뷰한 바 있다. 나머지 중앙일간지들은 ‘빅3’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신문이 배달되는 시간은 오전 5시. 노태우 대통령 때까지는 오전 6시가 배달 마지노선이었으나,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 이래 1시간가량 앞당겨졌다. 김 전 대통령이 매일 이 시간에 조깅을 시작하자 신문 배달 시간을 앞당겼고 지금까지 이 시간이 지켜져 오고 있다.
청와대 출입문에 있는 관저용 신문함에 신문을 넣으면 오전 5시10분경 담당 직원이 나와 신문을 수거해 간다.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신문에 ‘위험한’ 물질이 묻어 있지 않은지, 신문 사이에 ‘불온한 선전물’이 끼어 있지 않은지 등을 샅샅이 검사했으나 문민정부 이후 다소 완화되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관할 종로경찰서와 청와대측에서 매일 아침 배달 때마다 일일이 배달원의 신분을 확인하기도 했으나 이것도 최근에는 ‘부드러워졌다’.
관저에 들어가는 신문은 대통령이 직접 펼쳐 보기 때문에 배달원들이 각별히 신경을 쓴다. 인쇄 상태가 흐린 지면은 없는지, 구겨지진 않았는지 등을 면밀히 점검한다. 신문 지면이 크게 늘어난 요즘에는 사전 점검에 걸리는 시간도 늘었다는 게 배달 관계자들의 전언. 청와대에 배달되는 신문에는 광고 전단지를 일절 넣지 않는다.
구독료는 과거엔 청와대 비서실에서 일괄 지급했으나 최근 부서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구독 부수가 줄어드는 추세.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매일 저녁 나오는 가판 신문도 구독이 끊겼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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