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정몽헌회장 19일 소환

  • 입력 2003년 5월 17일 01시 23분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19일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날 “정 회장에게 19일 오전 10시 특검사무실로 출석하도록 통보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정 회장을 상대로 대북 송금을 처음 기획한 사람이 누구인지, 송금액 규모는 어떻게 결정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이날 외환은행 전 외환사업부장 백모씨와 중국은행 서울지점 관계자 등을 다시 소환, 돈이 송금된 과정과 북측 계좌의 실체에 대해 조사했다.

당시 2억달러 송금 과정에 직접 관여한 중국은행 서울지점 관계자는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당시 외환은행으로부터 금요일인 2000년 6월 9일 송금 의뢰를 받았으나 주말 휴무 등 물리적인 이유로 월요일인 12일에야 중국은행 마카오 지점의 북한 계좌로 돈이 입금됐다”고 밝혔다.

이는 6월12일로 예정됐던 남북정상회담이 북한의 일방적 연기 통보로 13일부터 시작된 것은 9일 입금됐어야 할 돈이 12일에야 입금됐기 때문이라는 ‘남북정상회담의 대가설’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다음주부터 이근영(李瑾榮) 전 금융감독위원장과 임동원(林東源)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등 ‘국민의 정부’ 정관계 핵심 인사들을 차례로 소환, 남북정상회담 대가로 대북송금이 이루어졌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송 특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검팀은 이 사건에 대해 선입견 없이 수사에 임하고 있고 아직 어떤 결론도 내린 바 없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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