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는 17일 서울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비서실에 해당되는 김정일 총비서 서기실의 길 부부장이 최근 미국에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길 부부장의 망명 동기에 대해 “길 부부장 일행이 지난달 20일 호주당국에 나포된 5000만달러 어치의 헤로인 50kg을 실은 북한 선박 ‘봉수호’의 마약 밀수를 총지휘했다”며 “이 선박이 나포되자 김 국방위원장의 처벌을 피해 제3국에서 망명했다”고 소개했다.
연합뉴스는 또 18일 마카오에 있는 한명철 조광무역공사 부총리도 길 부부장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부의 한 당국자는 “길 부부장의 망명 여부를 확인 중이지만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며 “만약 이 같은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에 귀띔할 텐데 아직 어떤 정보도 전달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길 부부장은 98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에서 탈락한 뒤엔 중요한 공직을 맡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한 부총리는 18일 연합뉴스 홍콩지사에 전화를 걸어 “나는 마카오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자신의 망명설을 부인하고 “길 부부장은 몇 년 전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돌아가신 분을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히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허위 정보를 공개한 정보기관과 언론들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국 정보당국 일각에서도 2000년에 길 부부장의 사망설이 나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또 다른 정부기관에서는 사망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고 말해 그의 생존 및 망명 여부는 시간이 흘러야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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