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장관은 계간 문학수첩 여름호에 실린 대담에서 “기술과 돈이 결합된 매체인 영화는 족보가 없고, 아비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는 창부의 자식”이라고 말했다. 또 책은 베스트셀러가 몇만권 수준인 반면 영화는 관객이 100만명이 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온갖 방식의 창부성을 동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희문 교수(상명대 영화과)는 “모욕적이다. 특히 영화를 포함한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면서 분개했다. 조 교수는 “이장관이 전체 맥락에서는 영화의 속성을 설명하려 했다고 해도 말 자체가 너무 거칠고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강한섭 교수(서울예대 영화과)는 “예술가의 비유적 독설에 불과하다”면서도 “수용자와 대중을 의식하는 것 자체가 창부라면 영화, 문학을 포함해 모든 예술이 창부성의 산물이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반면 이광모 감독은 “장관이 아니라 영화작가로서 한 말이고 그의 말에 공감한다”며 “심지어 예술 영화도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 과장된 홍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작가적 결벽증이 심한 ‘영화감독’ 이창동이 느낀 자괴감을 그렇게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을 제작한 영화사 싸이더스의 노종윤 제작이사는 “처음에 ‘창부의 자식’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는 불쾌했는데 맥락을 알고 난 뒤에는 오해가 풀렸다”면서 “대중성으로 승부하는 영화의 속성을 그렇게 풍자한 것 아니겠느냐.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