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창동 문화부장관 “영화는 娼婦의 자식”영화계 시끌

  • 입력 2003년 5월 19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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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사진) 문화관광부 장관이 계간지와의 대담에서 “영화는 시장판 태생의 창부(娼婦)의 자식”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영화계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창동 장관은 계간 문학수첩 여름호에 실린 대담에서 “기술과 돈이 결합된 매체인 영화는 족보가 없고, 아비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는 창부의 자식”이라고 말했다. 또 책은 베스트셀러가 몇만권 수준인 반면 영화는 관객이 100만명이 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온갖 방식의 창부성을 동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희문 교수(상명대 영화과)는 “모욕적이다. 특히 영화를 포함한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할 말이 아니다”면서 분개했다. 조 교수는 “이장관이 전체 맥락에서는 영화의 속성을 설명하려 했다고 해도 말 자체가 너무 거칠고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강한섭 교수(서울예대 영화과)는 “예술가의 비유적 독설에 불과하다”면서도 “수용자와 대중을 의식하는 것 자체가 창부라면 영화, 문학을 포함해 모든 예술이 창부성의 산물이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반면 이광모 감독은 “장관이 아니라 영화작가로서 한 말이고 그의 말에 공감한다”며 “심지어 예술 영화도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 과장된 홍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작가적 결벽증이 심한 ‘영화감독’ 이창동이 느낀 자괴감을 그렇게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살인의 추억’을 제작한 영화사 싸이더스의 노종윤 제작이사는 “처음에 ‘창부의 자식’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는 불쾌했는데 맥락을 알고 난 뒤에는 오해가 풀렸다”면서 “대중성으로 승부하는 영화의 속성을 그렇게 풍자한 것 아니겠느냐.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영화 매체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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