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정치권은 내년 총선에 신경 쓰느라 경제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신당 창당을 둘러싼 내분으로, 야당은 새 대표 선출 문제로 시끄럽다. 노무현 대통령도 취임 이후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관심 표명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러는 사이 국민의 가계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한국은 1인당 소득 1만달러라는 마의 고지에 도달해 있다. 많은 나라들이 여기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우리도 90년대 말 1만달러를 갓 넘은 상황에서 외환위기로 좌초한 경험을 갖고 있다. 국민의 희생과 노력으로 힘겹게 1만달러를 회복했지만 다시 기로에 섰다. 한 단계 더 도약하면 일류 국가에 합류할 수 있고 또다시 주저앉으면 영원히 이류 국가에 머물 수도 있는 중요한 시점이다.
이런 때 대통령이 앞장서서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방미외교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를 복원한 만큼 이제 경제에 전념해야 할 때다. 세계경제 동반 침체와 달러화 약세라는 파고를 헤쳐 나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를 경제에 두고 직접 나선다면 경제 주체들은 용기를 갖게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은 방미기간 중 미국 경제인들에게 한국 경제를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경제외교를 펼쳤다. 이제 국내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대통령이 경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책 당국 실무자들과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 심리적으로도 적지 않게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 총선 승리를 원한다면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를 개선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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