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정성 쏟았는데 배신하면 어떡하나"

  • 입력 2003년 5월 23일 18시 35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3일 “남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보람을 느끼지 못했을 때, 그 사람이 고마워하지 않고 또 다른 트집을 잡으면서 배신했을 때 그걸 어떻게 이겨나가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교정대상 수상자 및 교정기관장 12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마무리 발언으로 “쏟은 정성이 배신으로 돌아올 때 어떻게 하는지 모두에게 질문으로 던져보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수형자들의 교화를 위해 고생하고 있는 교정 관계자를 초청해 격려하는 자리였지만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의 한총련 시위, 전교조의 연가투쟁 선언, 공무원노조의 파업 시도 등에 따른 자신의 심경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이었다. 그동안 ‘우군(友軍)’으로 여겨왔던 이들 지지세력이 최근 들어 잇따라 집단행동으로 자신의 국정운영을 어렵게 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또 “여러분의 일상생활이야말로 감옥살이 같을 것이다”며 교정 관계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지적하면서 “청와대에 들어와 보니 자유가 좀 없다. 가끔 감옥살이 같다는 생각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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