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편성 정부 '5조원' vs 한나라당 '2조3000억원'

  • 입력 2003년 5월 23일 19시 03분


정부가 당초 5%대를 목표로 했던 올해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이 3%대에 머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되면서 추가경정예산 규모를 둘러싼 정부와 야당간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정부는 목표에 크게 미달하는 경제성장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략 5조원가량의 과감한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최근 이와 관련해 “금년도 세수 상황도 좋기 때문에 세입전망을 고려해 가며 (추경) 규모를 정하겠다”며 야당을 설득할 자신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한 추경편성은 안 된다는 당론을 고수하고 있다. 그 대신 세계잉여금과 한국은행잉여금 등 2조3000억원 규모의 추경편성에는 동의키로 당론을 모았다.

임태희(任太熙) 제2정조위원장은 “정부는 빚을 내서 경제를 살리겠다며 각 부처에 추경편성 사업을 내라고 했는데 마땅한 사업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안다”며 “올해 세금이 많이 걷힌다고 정부가 얘기하는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금이 많이 걷히면 많이 돌려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내년 초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근로소득세 감세 법안을 앞당겨 시행하면 올해 말 소득정산 때부터 중·서민층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며 적자 국채 발행 대신 세액경감 조치를 취하자고 제의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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