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국자는 25일 “북핵 문제를 평화적 원칙에 따라 대화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추가조치와 강경조치는 차이점이 없다”고 설명했다. 어떤 조치든 평화적 해결을 위한 수단일 뿐이고 그나마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또 북한이 핵 재처리 또는 미사일 발사 등 금지선(Red Line)을 넘을 경우 두 조치 모두 유엔을 통한 대북 제재 및 해상봉쇄 등 강력한 조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큰 방향에서는 차이가 없다는 게 정부측 설명이다.
그런데 정부 당국자들도 미일 정상의 이 용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무래도 ‘강경조치’는 ‘추가조치’보다는 좀더 강력한 대응 방향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강경조치와 관련해 “일본은 (북한이 관련된) 불법 교역과 불법 수입 및 마약 등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핵 문제가 악화하지 않더라도, 다시 말해 현재의 상황이 그냥 지속되더라도 북한의 다른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로 추가조치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북한이 위협을 증대시킬 경우’라는 단서를 달고 있지만 강경조치에는 그런 전제조건이 없다.
따라서 강경조치는 불법적인 행위를 적극적으로 ‘처벌’하겠다는 좀 더 강력한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무래도 미일정상회담의 결과는 한미정상회담보다는 미국쪽 입장에 가깝게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구체적인 대응 방향은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가 있어야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COG 회의는 당초 6월 3, 4일 개최를 목표로 추진됐으나 미국측이 각종 정상회담이 끝난 뒤로 미루자는 의사를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TCOG는 한일정상회담(6월7일) 이후인 6월 중순 개최될 전망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