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취임3개월]40代-고소득층 盧지지 이탈 심해

  • 입력 2003년 5월 26일 18시 50분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센터(KRC)의 25일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은 지난해 대선에서 노 대통령의 당선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40대와 고소득층의 이탈이 주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 원인=연령대별로 40대가 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가장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에서 ‘노 대통령이 잘 한다’는 대답은 48.1%. 이 수치는 20대(64.9%)와 30대(58.0%)는 물론 이례적으로 전체 평균(55.2%)과 50대 이상(4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못 한다’는 대답도 40대가 35.2%로 가장 높았다. 40대는 3월 조사에서는 전체 평균치와 비슷한 70.9%가 ‘잘 한다’고 대답했다.

월 평균소득 251만원 이상의 고소득층도 지난 조사에선 75.6%가 ‘잘 한다’고 했으나 이번엔 21.4%포인트나 떨어진 54.2%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경우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지난 조사에선 ‘잘 한다’(61.3%)가 ‘못 한다’(18.7%)보다 훨씬 높았으나 이번 조사에선 ‘못 한다’(51.5%)가 ‘잘 한다’(32.2%)보다 많았다.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중 불만스럽거나 잘못한 것’을 묻는 주관식 설문에는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 11.5%로 1위를 차지했다. 대미 외교는 ‘잘한 일’ 1위와 ‘못한 일’ 3위에 각각 올라 보수-혁신간의 엇갈린 평가가 그대로 반영됐다.

▽방미 외교는 성공적, 반미 감정도 약화=방미 외교 성과에 대해선 ‘성과 있었다’(55.9%)가 ‘성과 없었다’(28.3%)보다 배가량 많았다.부정적인 평가는 ‘대학재학 이상’(33.3%)과 ‘월 평균소득 251만원 이상’ 고소득층(34.6%)에서 높았다.

한편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이라크전쟁이 진행 중이던 3월 조사에선 ‘싫다’(29.5%)가 ‘좋다’(23.0%)보다 많았으나, 이번 조사에선 ‘좋다’(26.3%)가 ‘싫다’(19.9%)보다 많았다. 20대는 지난 조사에서 ‘싫다’가 47.3%에 달했으나 이번 조사에선 20.9%포인트나 떨어진 26.4%였다.

▽“부동산 투기 대책 못 믿겠다”=정부가 아파트값 폭등을 막기 위해 내놓은 부동산 투기 대책에 대해 ‘효과 없을 것’이란 대답이 58.8%에 달해 정책 불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투기 대책이 효과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은 ‘화이트칼라’(66.4%)와 자영업(62.8%), ‘대재 이상’(64.0%), ‘월 평균소득 251만원 이상’ 고소득층(66.5%)에서 높았다. 현재의 경제 사정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대답은 40대가 61.5%로 가장 높았고 50대 이상도 60.2%였다.

▽신당 효과 주춤=신당의 창당 방향에 대해선 지역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서울과 PK(부산-경남-울산)지역에선 ‘개혁 신당’에 대한 선호도가 각각 41.5%와 41.3%로 ‘통합신당’ 선호도 31.6%와 27.6%보다 높았다. 반면 다른 지역에선 ‘통합신당’ 선호도가 높았다.

한편 ‘한나라당의 가장 시급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리더십 확립’(33.7%), ‘당내 개혁’(26.8%), ‘정책정당으로의 변신’(20.7%) 순으로 대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24.1%, 한나라당 16.6%, 민주노동당 3.8%, 개혁국민정당 2.2%, 자민련 0.6% 순이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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