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답변에 나선 노 대통령조차 ‘정치인의 경제활동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야당의 공세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등 회견 취지와 동떨어진 질문이 이어지자 “의문스러운 문제에 대해서만 얘기하자”고 말할 정도.
노 대통령은 질문이 초점을 벗어나자 선정된 7명의 기자가 질문을 모두 마친 뒤에도 “더 할 말이 있다”며 한동안 장수천 채무 변제 과정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질문은 현재 청와대에 출입 중인 49개 언론사 가운데 중앙일간지 3개사, 지방일간지 2개사, TV방송 2개사 등 모두 7개 언론사 출입기자가 했다. 질문자 선정은 관행에 따라 중앙일간지, 지방일간지, TV방송사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각 언론사가 순번제(언론사명 가나다 순)로 맡는다.
당초 청와대측은 기자들의 질문을 3개만 받겠다고 했으나 이날 아침 노 대통령이 “내가 답변을 다 하겠다”고 밝히자 청와대측은 회견을 1시간여 앞두고 기자실에 4명의 질문자를 더 선정해 달라고 통보했다.
이 때문에 추가질문자로 선정된 기자들은 충분한 준비를 못했고, 기자실 내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동아일보의 경우는 3월 대북 송금 의혹 사건 특검제 수용 기자회견 때 질문자로 나섰기 때문에 이번 회견에서는 질문기회가 없었다. 회견 말미에 사회자가 “질문이 더 없느냐”고 묻기도 했으나 대통령 기자회견에서는 미리 예정된 기자들만이 질문을 하는 것이 관행으로 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차제에 완전 자유질문 제도로 바꾸거나 충분한 질의시간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운영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노 대통령의 해명 및 남는 의문점 | ||
쟁점 | 노무현 대통령의 해명 | 의혹 |
김해시진영읍 신용리 땅 | “형님(노건평)이 흘러다니는 개발 정보를 듣고 땅을 샀다가 나중에 아니어서 깡통되고 만 것이지요. 나는 관여하지도 않았다” | ―땅을 판 김기호씨는 “노건평은 알지도 못하며 백승택에게 땅을 팔았다”고 밝힘―백승택씨는 “96년 1월 이종길씨(43)가 운영하는 진영읍 부동산사무소에서 매매계약을 했다”고 주장☞관련자들의 진술과 대통령의 해명이 엇갈림 |
김해시진영읍 여래리 땅 | “이 땅을 살 때 부산에 있는 중고자동차매매 상사를 매각한 3억6000만원을 투자했다. 이후 재산등록시마다 명의는 ‘건평’이지만 내 재산이라고 국회에 등록했다. 이후 장수천 사업으로 형님 돈을 많이 써 이 땅을 가지라고 해 소유권이 넘어간 것이다” | 2002년 5월 당시 노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에서 “진영 땅을 산 뒤 90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 소유하고 있으며 땅값은 4억원쯤 된다”고 밝혔고 민주당은 지난해 “(노 대통령이) 92년 실질적인 소유권을 포기했고 관훈클럽 발언은 착오였다”고 해명☞땅의 실소유주 논란 여전 |
거제시구조라리 땅 | ―“형님 처남(민상철씨)이 여래리 땅을 경락받을 때 지인으로부터 빌린 5억원을 구조라리 땅을 팔아 갚았다”―“박연차씨가 형님의 부탁으로 이 땅을 호의로 사준 것은 사실이다”―문재인 수석은 “그 땅이 박연차씨에게 매각되기 전에 중간에 한때 처남 명의로 넘어갔다. 장수천이 부도가 나고 담보 땅이 경매 들어가고 하는 상황에 대비한 것일 수 있다” | ―청와대의 해명서에는 이 땅을 10억원에 매도했다고 밝힘―지인으로부터 빌린 5억원은 아직 갚지 않았음―가압류가 들어갈 것에 대비해 건평씨 처남 민상철씨에게 명의이전을 했다는 것 간접시인☞구조라리 매각대금의 정확한 액수와 출처 및 사용처 불분명, 강제집행면탈죄 적용 여부 |
생수회사장수천 |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 대신 회사를 인수하게 됐고 안희정이 경영에 참여하도록 조치했다”―“거치기간 연장은 실무자들이 요청했을 것이다. 사업하는 사람이 부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기간 연장 요청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 ☞안희정씨가 나라종금으로부터 받은 돈의 성격 언급 없고 거치기간 연장요청이 ‘압력’인지 여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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