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주자들 노선 차별화 경쟁…29일 첫 TV토론회

  • 입력 2003년 5월 28일 18시 56분


김수한 한나라당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이 28일 당 대표 경선 감시를 위한 공명선거 발대식에서 감시단원들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서영수기자
김수한 한나라당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이 28일 당 대표 경선 감시를 위한 공명선거 발대식에서 감시단원들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서영수기자
한나라당 당권 주자들간의 ‘노선 투쟁’이 가열되고 있다.

경쟁자들의 경선 공약에 대한 정면 비판이나 분야별 개혁과제 제시 같은 다양한 전략을 통해 노선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 이런 노선전은 첫 합동토론회(29일)를 앞두고 서로 기선을 잡기 위한 신경전의 양상까지 띠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강재섭(姜在涉) 의원이 28일 “내년 총선에서 승리, 원내 1당이 돼 총리와 내각을 담당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서청원(徐淸源)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선 것도 그런 맥락으로 이해된다. 강 의원은 “야당의 ‘연정 참여’는 대선 패배에 따른 당원들의 허탈감을 교묘하게 대표경선 득표에 이용하겠다는 패배주의의 소산”이라고 공격했다.

강 의원은 ‘과반수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 조각권을 주겠다’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말은 선거전략에 불과하고, 야당이 연정에 참여해 정체성을 잃으면 사이비 야당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금 당장 급해서 ‘과실’을 따먹는 데 동참하기보단 강력한 정책야당을 만들어 5년 후를 대비하자는 것이다.

이에 서 의원측은 “‘국정참여론’은 노 정권의 혼란이 더 심해지면 경제 민생 안보 위기를 야당이 바로잡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 한나라당의 주도적 역할을 통한 거국내각론을 제기한 것이지, 이념적 동질성을 필요로 하는 연정을 하자고 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27일 ‘보수파의 통렬한 반성문’이라는 주제로 당 개혁 프로그램을 발표했던 최병렬(崔秉烈) 의원은 당의 이념적 정체성 재정립에 초점을 두고 분야별 정책비전을 가다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보수 쇄신론’을 기반으로 분야별 국가적 과제를 제시, 타 주자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주자들의 노선 차별화 경쟁은 28일 대전 대덕지구당 임시대회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서 의원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노무현 정권을 구하기 위해선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과반을 얻어 총리지명권과 조각권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의원은 “젊고 국정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맡겨 나라가 이 지경이 된 것 아니냐”며 노무현 정부의 ‘아마추어리즘’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형오(金炯旿) 의원은 “50대 중반의 젊은이로 당의 간판을 바꿔달라”, 이재오(李在五) 의원은 “젊은 사람이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며 각각 세대교체론을 강조했다.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